추모의 날에 또…‘트랜스포비아 폭력’

김유진 기자 2022. 11. 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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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콜로라도 성소수자 클럽 무차별 총격…최소 30명 사상
끝없는 혐오에도…우린 결코 얼어붙지 않을 거야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콜로라도주의 성소수자 클럽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콜로라도스프링스 | AP연합뉴스
행사 중 난사 20대 남성 체포
손님 2명이 제압 피해 막아
바이든 “혐오 묵인 안 할 것”
공격용 총기 금지법 재촉구

폭력 사건으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던 미국의 한 성소수자 클럽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의 성소수자 클럽 ‘클럽 Q’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22세 남성 앤더슨 리 올드리치가 손님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현지 경찰이 20일 밝혔다. 이 사건으로 현장에서 최소 5명이 숨졌고 2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7명은 중태여서 희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클럽 Q는 게이와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들이 이용하는 나이트클럽으로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는 각종 폭력 사건으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매년 11월20일은 트랜스포비아(성전환자에 대한 적대적 태도) 폭력으로 사망한 이들을 기리는 날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드리치는 사건 당일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는 클럽에 들어서자마자 장총을 난사했다. 당시 클럽에 있던 손님 2명이 올드리치를 제압하면서 추가 사상자 발생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최소 2명의 영웅이 용의자와 맞서 싸웠다”고 밝혔다. 올드리치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올드리치의 범행에 대해 증오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마이클 앨런 지방검사는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1급 살인 혐의를 포함해 증오범죄로 기소할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럽 Q는 성명을 내고 “우리 커뮤니티를 향한 무분별한 공격에 절망하고 있다”며 “총격범을 제압해 혐오 공격을 끝낸 영웅적 손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의 동기가 아직 분명하진 않지만 성소수자 사회는 최근 몇 년간 끔찍한 혐오 폭력의 대상이 됐다”며 “우리는 혐오를 묵인할 수 없고 묵인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용 총기 금지법을 도입해 미국의 거리에서 전쟁 무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수자인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도 “끔찍하고 역겹고 충격적인 사건이자 무분별한 악행”이라면서 “콜로라도는 성소수자 공동체와 함께한다”고 애도했다. 이번 총격은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총격 사건으로 49명이 사망한 이래 미국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성소수자 공격 사건으로 알려졌다.

총기 규제를 촉구해온 시민단체 ‘US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600건을 넘었다. 이 단체는 최소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총기 난사로 정의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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