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영역 23번, 어디서 봤나 했더니…학원 모의고사 지문과 ‘판박이’
마지막 문장 제외하고 같아
평가원 “우연의 일치” 해명
수학 12번 등 “오류” 의견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 대형 입시학원의 모의고사와 같은 지문이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총 653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2019학년도(991건), 2022학년도(1014건)보다는 적고 2020학년도(344건), 2021학년도(417건)보다는 많다.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제기된 문항은 영어 23번이다. 다수의 수험생이 해당 문제 지문과 대형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에 출제된 지문이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두 지문은 마지막 문장을 제외하고 같다.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모의고사 지문과 차이라고는 문장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사어, 문장 기호 정도뿐”이라고 적었다. 수험생들은 “이미 사설 문제를 풀어본 학생이 더 유리했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입을 모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지와 참고서는 모두 확인하는데 개인 강사가 제작하고 강의하는 문제까지는 일일이 검토하기 어렵다”며 “40여명의 출제진이 교차 확인하고 출제하기 때문에 유출보단 우연의 일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 12번 문항의 오류 여부에 대한 의견들도 43건 쏟아졌다. 한 수험생은 “n이 자연수라는 조건만 제시돼 있으므로 함수식을 알 수 없어 답을 고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와 같은 해석이 부자연스럽다는 반대 의견도 올라왔다. 사회문화 7번 문항은 일탈행동 사례와 이론을 다룬 것인데, 정답이 1번이 아닌 3번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법과작문 40번 문항에 대해서는 3번, 4번 복수 정답 처리를 검토해달라는 글이 20건 올라왔다.
지난해 평가원은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논란으로 행정소송을 겪은 끝에 오류를 인정하고 평가원장이 사퇴하는 후폭풍을 겪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도 오류가 재발하자 평가원은 이번 수능 출제기간을 3일 더 늘리고 검토위원을 증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평가원은 이날까지 접수된 이의신청 의견들에 대해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 심의 등을 거친 뒤 오는 29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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