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나올뻔했는데… AI 심판이 오프사이드 잡아냈다

김민기 기자 2022. 11. 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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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선보인 新비디오판독 기술
공 위치·움직임 초당 500회 측정
에콰도르의 오프사이드 판별해내
20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개막경기에서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가 헤딩으로 골을 넣고 있다.하지만 뒤에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노골이 선언됐다./AFP 연합뉴스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33·페네르바체)가 21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전반 3분 터뜨린 헤딩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취소되자 관중은 물론 각국의 중계진들도 의아해했다. 육안으로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긴 힘들었고, 중계팀은 골키퍼에 대한 물리적 반칙 등 다른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개최국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의도적 오심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판정 관련 3D 영상이 경기장 전광판에 송출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영상은 골에 관여했던 에콰도르 마이클 에스트라다(26·크루스 아줄)의 발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어느 정도 넘어 있었는지 정확히 보여줬다. 공격수가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보다 골대에 더 가까이 있을 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는데, 골키퍼가 앞에 나와 있을 경우엔 최소 두 명의 수비보다 뒤에 있어야 반칙이 선언되지 않는다. 당시 카타르 골키퍼가 앞에 나와 있었고, 에스트라다가 두 번째 수비보다 발이 앞서 있던 게 SAOT 결과 확인된 것이다. 두 골을 뽑은 발렌시아는 이 골이 인정됐다면 개막전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동료의 오프사이드에 발목이 잡혔다.

심판진조차 놓쳤던 오프사이드 반칙을 잡은 건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이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인 SAOT는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500회 측정하고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해 심판진에게 전달하는 첨단 기술이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직전 2018 러시아 대회에서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총 64경기 동안 VAR이 페널티킥이나 오프사이드(골 관련) 등 주요 판정에 직접적 영향을 준 건 20회다. 한국 역시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영권의 골이 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수혜를 본 바 있다. 당시 첫 VAR 리뷰는 전체 일정 중 5번째 경기였던 프랑스와 호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이뤄졌다. 반면 이번에 새로 도입된 SAOT는 개막전 휘슬이 울린 후 3분 만에 반칙을 잡아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첫 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SAOT는 다음 달 19일 월드컵 결승전까지 한 달간 AI 심판으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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