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족, 여당 지도부와 면담 “정부 간접살인…이상민 물러나야”

문광호·조문희 기자 2022. 11. 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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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처벌·국조 촉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유족 A씨는 21일 “정부의 간접 살인”이라며 “제일 (먼저)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씨는 물러나야 진실규명도 제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한덕수 국무총리, 윤희근 경찰청장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로 아들을 잃은 A씨는 국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유가족 2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유족들 면담 요청에 국민의힘이 응하면서 성사됐다.

A씨는 “책임자도 (없고) 사과도 없다”며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만 하지 아무것도 들은 게 없다”고 했다.

A씨는 “젊은 애들이 서울 한복판 그것도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 (죽었다)”며 “(참사 후) 두루뭉술 저러고 있으면 제2의, 제3의 아픔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유가족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답답하다”며 “책임자도 없는데 수사하면 제대로 수사가 되겠나. 국정조사와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유족들은 “당정이 (유족들과) 사진만 찍으려고 하나”라며 재난안전관리법의 매뉴얼 부재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통과 함께 책상을 ‘쿵’ 치는 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왔다. 한 유족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압사를 당했다. 이게 말이나 되냐”고 절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얘기하셨다”며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국무총리도 다 책임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은) 조사 결과가 미흡하면 국정조사뿐 아니라 특검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눈시울을 붉히며 “정부, 여당으로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유가족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문광호·조문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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