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시장 측의 것”
석방 뒤 첫 재판 출석 ‘작심 진술’
“2014년 재선 자금 최소 4억 건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앞두고
김만배, 정진상에 선거비 줬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욱 변호사(사진)가 석방된 뒤 출석한 첫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 측의 것’이라고 진술했다.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비용 명목으로 최소 4억원을 건넸다고도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0시 석방된 남 변호사는 검찰 신문이 시작되자마자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법정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작심한 듯 진술을 이어갔다.
남 변호사는 “2015년 1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했다. 검찰이 ‘(조사 당시)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솔직히 말해 겁도 났다”며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이 없어 솔직하게 말을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했다는 3억5200만원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최초엔 그런 말이 없었는데,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높은 분들’에 대해서는 “정진상(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검찰 측이 ‘정진상, 김용이라고 유 전 본부장이 말했냐’고 묻자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으로 최소 4억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가 이 대표 선거자금 의혹에 대해 법정 증언한 것은 처음이다. 남 변호사는 “2014년 (지방)선거 기간 중 이재명 시장 측에 4억~5억원 정도를 전달했다”며 “이모씨로부터 약 22억5000만원을 받았고, 그중 선거기간 동안 이 시장 측에 전달된 건 최소 4억원 이상 된다”고 했다. 이씨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으로 알려진 분양대행업자로,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아파트 분양을 대행했다.
남 변호사는 또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김만배씨가 정 실장에게 선거비용을 줬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 사이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김씨가 ‘너네들이 모르는 돈이 나갔다’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자 남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김씨가 유 전 본부장 모르게 정 실장에게 경기도지사 선거비용을 지급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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