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유동규, 이재명 대통령 되면 ‘다시마 비료’ 대북사업 추천한다고 해”

김희진 기자 2022. 11. 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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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 증언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도
김만배, 정진상에 자금 지급”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2022.11.21.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다시마 비료사업을 구상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 사업으로 추천할 수 있고, 막대한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20년 유 전 본부장과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하던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투자팀장)에게 투자 명목으로 35억원을 전달한 혐의(뇌물)로 기소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남 변호사는 “정씨가 유 전 본부장 도움을 받아 ‘황금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저한테 투자를 제안했는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했다”고 했다. 투자이지 뇌물이 아니라는 취지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씨가 설립한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전 유원오가닉)에 남씨가 투자하는 수법으로 뇌물을 줬다고 본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을 2020년 8월 만났을 때 골프장에 비료를 납품하면 하나당 연 매출이 6억원이고 골프장 10곳이면 60억원이라 금방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나중에 이재명 지사(당시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비료사업을 대북 지원사업으로 추천해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거니까 메리트 있는 사업’이라고 해서 제가 혹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당시엔 그 사업을 주관할 사람이 누구라는 얘기도 (유 전 본부장이) 했는데, 기억을 못하다가 나중에 수사를 받으면서 정씨와 대질하는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쌍방울 그룹에서 뇌물과 정치자금 3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0월 수원지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남씨는 ‘대북지원 사업’ 얘기를 이날 처음 밝힌 데 대해 “대선 관련 이슈가 될 게 걱정돼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선거 비용을 줬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 사이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김씨가 ‘너네들이 모르는 돈이 나갔다’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자 남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 지방선거 때 김씨가 유 전 본부장 모르게 정진상 실장에게 경기도지사 선거비용을 지급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김만배씨가 도지사 선거에 ‘내가 돈을 줬다’고 직접 말은 안 했으나 그런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 ‘형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라고 해서 그렇게 이해했다”고 했다. 다만 금액과 시기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금액은 정확히 말 안 한 걸로 기억한다”며 “2018년 도지사 선거 이후 나왔던 얘기”라고 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유 전 본부장 모르게 그 위에 정진상 실장이랑 직접 얘기해서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라고 했다. 검찰이 ‘그 얘기는 김만배씨에게 들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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