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새끼’ 김건모를 두 번 죽였나 [손남원의 연예산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폭행 무혐의? 그걸로 가수왕 김건모의 지난 3년이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한 번 죽은 김건모의 명예가 살아나는 듯 했으나 고소인 측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냥 잠시라도 내안에서 함께할 사랑 찾고 싶어서,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지만 그렇다고 다시 어제처럼 혼자이긴 싫었어'라고 했지만 김건모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별거와 이혼이라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김건모는 이렇게 두 번 죽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손남원 기자] 성폭행 무혐의? 그걸로 가수왕 김건모의 지난 3년이 보상받을 수 있을까. 그냥 죽었다 다시 살아났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50대에 처음 맺은 혼인 서약이 갈갈이 찢어진 아픔은 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졸지에 ‘성폭행범’으로 몰린 트라우마는 평생 그를 괴롭힐 게 분명하다. 비록 몸은 살아있을지언정 김건모의 인격은 이미 살해당한 셈이다. 도대체 누가 김건모를 죽였을까. 그것도 두 번씩이나.
21일 오후 김건모 측 관계자는 OSEN에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를 벗은 게 맞고, 더는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서 다루는 일은 없다. (성폭행 사건은) 완전히 마무리됐다"며 공식입장을 냈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고소인 A씨가 김건모를 상대로 제기한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문제의 사건 개요는 이렇다. 유흥업소 여종업원 A씨는 지난 2019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을 통해 김건모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고소장 제출 소식을 알렸다.
김건모가 누구인가. ‘가왕’ 조용필에 필적하는 한국 가요계의 톱 가수이자 산증인이다. 당시 인기 예능 ‘미운우리새끼’ 출연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와 화제를 모으던 때다. 50줄 넘어 드디어 사랑을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이 방송 한 번으로 김건모의 인생은 파탄났다.
김건모는 당시 진행 중이던 전국투어 콘서트를 중단했고, A씨를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고소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건모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검찰은 2021년 11월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검찰시민의원회 의결을 거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 번 죽은 김건모의 명예가 살아나는 듯 했으나 고소인 측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이후 A씨와 유튜버 측은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검찰에 항고하고 재정신청까지 내면서 긴 법정 싸움으로 김건모를 괴롭혔다. 결국 법원이 재정신청까지 기각하면서 이번 건은 최종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다. 하지만 김건모에게는 뭐가 달라질까. 대중은 선정적인 첫 보도의 일파를 가장 오래 기억하고 뇌리에 남긴다. 한 번 찍힌 ‘가짜 낙인’이 채 지워지기도 전에 또 달궈진 인두를 앞에 두고 방황한 그의 영혼이라니.
김건모는 지난 1997년 겨울, ‘뻐구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도대체 왜 이럴까? 누가 좀 말려줘봐. 왜 자꾸 어두워만지면은 밖으로 나가는지 모르겠어’로 시작되는 명곡이다. ‘…주윌 둘러보고 알게됐어 오늘도 역시 혼자라는 걸. 다시 또 혼자야 오늘도 혼자야 저기 너무 맑은 하늘위로 새가 되어 버린 너.’ 로 끝을 맺는다. 마치 지금 김건모의 마음을 드러내는 듯한 가사가 가시처럼 심장을 파고든다.
김건모는 지난 2019년 13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장지연씨와 혼인신고 후 법적 부부가 됐지만 오랜 별거 후 결국 협의 이혼했다. 찬란한 신혼의 단꿈이 가시기도 전에 ‘가세연’의 무자비한 미사일 포격을 맞았으니 정상적으로 사는 게 오히려 이상했을 상황. 첫 번째 무혐의 판결에서 회생의 기회를 찾을 수 있었겠지만 행복의 여신은 그에게 끝내 미소짓지 않았다.
‘그냥 잠시라도 내안에서 함께할 사랑 찾고 싶어서,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지만 그렇다고 다시 어제처럼 혼자이긴 싫었어’라고 했지만 김건모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별거와 이혼이라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다시 회복할수 없는 상처이고 되돌아갈 수 없는 낙원이다. 김건모는 이렇게 두 번 죽었다. /mcgwire@osen.co.kr
[사진]OSEN DB,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