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 vs 저단백’…나에게 적합한 단백질량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 역할을 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3대 영양소라고 한다. 그 중 단백질은 에너지원인 동시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백질이 신체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단백질을 최대로 섭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단백질, 누가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할까?
대장암 환자, 단백질 섭취량 크게 줄여야
최근 대장암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는 결장암 환자가 치료 초기에 단백질 섭취를 크게 줄이면 암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로겐암센터(University of Michigan Rogel Cancer Center) 연구팀은 결장암 환자가 화학항암요법이나 방사선요법 등의 치료를 시작할 때 저단백 식단을 1~2주 동안 따르면 암세포가 대량 사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포실험과 생쥐실험에서 확인했다.
단백질 섭취는 mTOR를 활성화하고 자가포식을 억제한다. 여기서 mTOR는 발달과 성장에 핵심적인 유전자로서, 활성화 시 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런 mTOR를 계속해서 자극하면 자가포식이 억제되어 암세포 성장에도 이로운 환경이 된다. 암은 세포가 사멸 주기를 무시하고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없으면 세포가 사멸할 수 있다”며 “이는 저단백 식단이 암을 성장시키는 주요 영양소의 신호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이 진행 중이거나 항암 치료 중일 때는 체내 단백질이 고갈되기 쉽다. 따라서 암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저단백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구팀은 암 환자에게 적합한 저단백 식단의 시기와 기간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대사증후군 환자, 단백질 섭취량 1kg 당 0.8g으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 식사가 대사증후군을 퇴치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와 관련된 성인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Universidade de São Paulo)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단백질 및 칼로리 제한 식단의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단백질 섭취를 체중 1kg 당 0.8g으로 줄인 결과, 모두 체중이 감소했으며 대사증후군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저하, 체중 감소, 혈압 조절,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했으며, 인슐린 민감도 역시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체지방은 감소했지만 근육량은 감소하지 않았다”며 “단백질 제한이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에 게재됐다.
고령자, 오히려 단백질 섭취량 늘려야
고령층은 성장기만큼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령자가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지 않으면 근감소증, 골다공증, 노인성 난청 등 각종 질병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2010~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일일 평균 단백질 섭취량 이상으로 먹고 있지만 65세 이상부터는 부족하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육량은 4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50대부터는 매년 1~2%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년에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kg 당 1.0~1.2g으로 늘려야 한다. 다만,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을 통해 보충해야 하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완전 단백질 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성 식품인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박용우 교수(강북삼성병원)는 “65세 이후부터는 육류 섭취를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년층은 단백질을 얼마나 먹는지도 신경 써야 하지만 얼마나 흡수되는지 또한 각별히 살펴야 한다. 단백질은 위장에서 위산과 펩신을 만나 소화가 되는데, 나이 들수록 그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소화가 잘되는 고단백 식품으로는 두부가 있다. 비록 콩에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메티오닌이 부족하지만 아미노산 이용률이 높아 고령자에게는 적합한 식품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용우 교수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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