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만난 이태원 유족 “정부 간접살인…이상민부터 물러나야”

입력 2022.11.21 (19:46) 수정 2022.11.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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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아닌 정부의 '간접 살인'이다"
"대통령실 바로 앞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10여 명이 오늘(21일) 국회를 찾았습니다.

14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오늘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부 유족은 자녀의 영정 사진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닫힌 문틈으로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는 유족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참사로 아들을 잃은 이 모 씨가 유족을 대표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이 씨는 무엇보다 이번 참사를 '정부의 '간접 살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너무나 젊은 아이들이 서울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사고를 당했다)"면서 "하지만 아직 진실한 사과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는 특히 경질론에도 불구하고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TF' 책임자로 임명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이 장관은) 최고 책임자이기에 그분부터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선 "특별수사본부인가 제대로 수사가 되겠나. 특수본은 믿을 수가 없다"며 "똑같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니 (경찰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가운데)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왼쪽),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안)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가운데)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왼쪽),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안)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위패 모신 분향소 설치 필요"

유족들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분향소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역대 어느 분향소가 위패가 없었던 적이 있었느냐"며 "정치인이든 고위직이든, (자연적으로) 돌아가셨든 참사가 났든 (위패 있는 분향소를) 했다. 그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논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족들이) 서로 똑같은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지금까지도 답답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면담한 뒤 배웅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면담한 뒤 배웅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진석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껏 몸을 낮췄습니다.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의 절절한 말씀을 들어주는 그런 시간"이었다며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렸고, 사고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들의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나왔지만, 어쨌든 젊은 아들딸을 길거리에서 못다 핀 꽃잎처럼 스러지게 했던 일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며 "유족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간담회에 국민의힘에서는 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태원 사고조사특위 소속 박형수, 박성민 의원, 신의진 전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유족 일부는 내일(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심경과 요구 사항 등을 밝힌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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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만난 이태원 유족 “정부 간접살인…이상민부터 물러나야”
    • 입력 2022-11-21 19:46:02
    • 수정2022-11-21 19:46:32
    취재K

"참사가 아닌 정부의 '간접 살인'이다"
"대통령실 바로 앞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10여 명이 오늘(21일) 국회를 찾았습니다.

14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오늘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부 유족은 자녀의 영정 사진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닫힌 문틈으로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는 유족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참사로 아들을 잃은 이 모 씨가 유족을 대표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이 씨는 무엇보다 이번 참사를 '정부의 '간접 살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너무나 젊은 아이들이 서울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사고를 당했다)"면서 "하지만 아직 진실한 사과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는 특히 경질론에도 불구하고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TF' 책임자로 임명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이 장관은) 최고 책임자이기에 그분부터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선 "특별수사본부인가 제대로 수사가 되겠나. 특수본은 믿을 수가 없다"며 "똑같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니 (경찰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가운데)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왼쪽),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안)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위패 모신 분향소 설치 필요"

유족들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분향소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역대 어느 분향소가 위패가 없었던 적이 있었느냐"며 "정치인이든 고위직이든, (자연적으로) 돌아가셨든 참사가 났든 (위패 있는 분향소를) 했다. 그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논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족들이) 서로 똑같은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지금까지도 답답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면담한 뒤 배웅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진석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껏 몸을 낮췄습니다.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의 절절한 말씀을 들어주는 그런 시간"이었다며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렸고, 사고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들의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나왔지만, 어쨌든 젊은 아들딸을 길거리에서 못다 핀 꽃잎처럼 스러지게 했던 일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며 "유족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간담회에 국민의힘에서는 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태원 사고조사특위 소속 박형수, 박성민 의원, 신의진 전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유족 일부는 내일(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심경과 요구 사항 등을 밝힌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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