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 사의 표명
내달 그룹 사장단 인사 촉각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사진)가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따른 재무 부담에 책임을 지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21일 업계 관계자는 "하석주 대표이사가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지만 보류됐다"며 "하지만 재차 사직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건설은 거듭 사퇴 의사를 밝힌 하 대표를 교체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 처리와 후임 인사 선임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앞서 이달 이사회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은 최근 레고랜드발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지난 한 달간 계열사에서 약 1조1000억원을 긴급 조달했다. 롯데케미칼 등 주주 계열사들을 통해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등에서 총 9000억원을 차입했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사옥을 담보로 일본 미즈호은행에서 2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다수의 건설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건설사 최대로 불어나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9월 발표한 '건설업 신용보강 A to Z'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국내 건설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롯데건설의 우발채무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청담삼익 재건축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지만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83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하 대표는 주택사업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뒤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본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하 대표 후임으로는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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