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물리교사, 교육용 웹툰으로 새로운 시작

렙톤소프트 이재복 대표

렙톤소프트 이재복 대표가 과학교육 웹툰 '아이캔, 아이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아산]렙톤소프트 이재복 대표는 지난 10일 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 수여하는 1인창조기업지원센터 우수창업기업 표창을 받았다. 그가 22년간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고 교육콘텐츠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7개월 만이다. 안정되고 보장된 삶을 내려놓고 더 나은 교육자료를 만들고 싶어 호기롭게 도전했던 그의 용기가 확신으로 바뀐 순간 이었다.

이재복 대표는 지난 2000년 충남교육청에 중등교사로 임용돼 22년 동안 충남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쳤다. 매일 6시 30분에 출근할 만큼 학생들에게 열정을 가졌던 그는 새로운 방향의 교육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 대표는 "교사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생들을 어떻게 잘 지도할지 생각하면서 보낸다. 아이들은 서서히 변하는 게 아니라 점프하듯 급격하게 변해간다"며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필요해 보였다. 공교육이 큰 틀로 이끌어가며 사교육이 촘촘히 지원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그는 퇴직 후 교육용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가족들은 만류했지만 그의 도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의 창업은 학생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는 열망과 엔지니어적인 기질이 만나면서 비롯됐다. 그는 사범대 재학 1학년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실력을 쌓았다. 교내 총장배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교직에 있을 때부터 재밌는 과학 수업을 위해 골똘했다. 그는 학생, 동료 교사들과 '매그메이커'라는 과학 웹진을 출간했다. 4차산업혁명 같은 어려운 과학지식을 학생의 수준에 맞춰 쉽고 재밌게 편집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녹음할 필요 없이 영어 듣기평가 자료 등을 만들 수 있는 디지털음성방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지난 2020년 펜데믹이 발생했을 때는 자비를 들여 학생들의 교육용 PC 보급을 위해 리눅스 기반의 PC 시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근무지 이동과 수업 등 본 업무로 인해 그의 활동은 지속적이지 못했다. 그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학교를 나왔다. 퇴직 후 홀로 창업을 준비하던 그에게 충남경제진흥원의 1인창조기업지원센터는 큰 힘이 됐다. 창업공간을 제공받았고 충남경진원의 중장년 재도약 창업지원 사업으로 창업자금도 지원받았다. 세무, 회계, 노무 등 창업에 필요한 교육들도 큰 도움이 됐다.

그렇게 그가 7개월간 공을 들인 교육용 웹툰 '아이캔, 아이두 - 과학 시즌 1'이 오는 12월 출시된다. 세종대왕 등 캐릭터 들이 시간을 이동 하며 과학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이 웹툰은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재복 대표는 "창업가가 아닌 끝까지 교육자로 남을 것 같다"며 "독창성을 갖춰가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