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데 갑자기 사람이"… 왕복 8차선 도로에 무슨 일이?

경기 용인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행인이 정상주행하는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왕복 8차선 도로를 정상 주행하던 차량 운전자가 역주행해 걸어오는 행인을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역주행 차는 많이 봤지만… 역주행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고 영상이 올라왔다. 블랙박스(운행기록장치) 영상 제보자 A씨는 지난 4일 저녁 7시쯤 경기 용인시 수지구 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제한속도 60㎞/h에 맞춰 58~62㎞/h 수준으로 주행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2차선에서 정상 주행 중인 A씨의 앞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며 3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했다. 그러자 A씨는 2차선에서 역주행으로 걸어오던 행인과 정면충돌했다. 1차선 차량의 목격 영상을 보면 A씨 앞 차량도 간발의 차로 행인을 피한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A씨가 사고를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앞차도 행인을 뒤늦게 발견해서 깻잎 30장 정도 차이로 간신히 (피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야간이었고 도로 중앙에는 가로등이 없어 매우 어두운 상태였다"며 "차 대 사람 사고여서 저를 가해자로 놓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억울해했다. 사고 장소 주변에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없었다.

이 사고로 보행자가 중상해 이상의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A씨는 추측했다. 그는 "경찰이나 보험사는 상대방의 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다"며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서는) 앞선 차량과 거리를 유지한 점과 행인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 힘든 곳인 점을 들어 충분히 무죄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안전거리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차와의 거리가 24m 정도로 보이는데 (이 정도로는) 제한속도 60㎞에서 못 멈춘다"며 앞차와의 안전거리가 짧아 무죄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도 못 하고 피하기도 어렵지만 일부 판사는 유죄로 볼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보행자가 크게 다쳤다면 합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은 "오히려 운전자가 피해보상 받아야한다" "도로에서 불법으로 역주행하는 걸 운전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법이 웃기다" "귀신인 줄 알았다 저걸 어떻게 피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의 억울함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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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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