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 준수한 연비와 주행 질감 갖춘 가족용 SUV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입력 2022. 11. 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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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앞모습. 사진 고성민 기자

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브4(RAV4)’는 작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다. 카 인더스트리 애널리시스(Car Industry Analysis) 조사에 따르면, 라브4는 작년에 113만2000대 팔려 도요타 세단 ‘코롤라(110만4000대)’, 혼다 SUV ‘CR-V(90만3000대)’ 등을 제치고 전 세계 최다 판매 차량으로 기록됐다. 라브4는 1994년 생산을 시작해 2020년 글로벌 판매 1000만 대를 돌파한 도요타의 대표 모델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를 몰고 서울 근교를 달려보니 연비와 주행 질감, 적재 공간 등이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가족용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감 짜릿한 맛은 덜해

라브4 하이브리드는 전장(차 길이) 4600㎜, 전폭(차의 폭) 1855㎜, 전고(차 높이) 1685㎜의 준중형 SUV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차체 크기가 비슷하다. 디자인은 선이 굵고 진해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인상이다. 위아래 2단으로 나뉜 전면 사다리꼴 그릴과 직선적인 루프라인 등은 일본 로봇 만화 ‘건담’을 연상케 한다. 도요타는 두 개의 팔각형이 90도로 교차하는 이미지를 모티브로 라브4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한다. 날카로운 눈매의 길고 얇은 헤드램프는 위로 치켜 올라가 있어, 차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이륜구동(2WD)과 사륜구동(AWD) 모델로 나뉜다. 시승 차는 사륜구동 모델이었다. 2.5L 직렬 4기통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자식 무단 변속기(e-CVT)를 탑재해, 최고 출력 222마력과 최대 토크 22.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륜구동 모델은 사륜구동 모델보다 약간 낮은 최고 출력 218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같다.

222마력의 출력은 공도에서 꽤 속 시원한 가속감을 주는 제원인데, 라브4 하이브리드는 공차중량이 1730㎏으로 경쟁 모델인 스포티지(1585~1615㎏)나 투싼(1565~1595㎏)의 1.6L 가솔린 터보 AWD 모델보다 100㎏ 이상 무거워 실제 출력은 제원상 숫자보다 덜한 것처럼 느껴졌다. 가속에 답답함은 없지만 짜릿하지도 않았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 세 가지인데, 스포츠 모드도 치고 나가는 맛이 강하지 않다.

승차감 중시 가족용에 적합

도요타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대체로 속도감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튀어 나가지 않는 라브4 하이브리드의 정체성은 가족용 SUV를 찾는 수요자에겐 장점이 될 것 같다. 무단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도로를 편안하게 달리도록 도왔고, 과속방지턱이나 도로의 움푹 팬 곳을 지날 땐 엉덩이가 시트에서 튀지 않게 제법 묵직하게 넘었다. 잔진동이 크지 않은 주행 질감으로 동승자나 뒷좌석 탑승객이 편안할 듯했다. 라브4는 자동차 서스펜션(지면에서 받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장치)의 핵심 구성품인 쇼크 옵서버(shock absorber)를 수직으로 배치,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게끔 했다.

아울러 라브4 하이브리드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코너링에서 핸들링 안전성을 높여줬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도요타의 사륜구동 기술인 ‘E-Four’ 시스템을 탑재했다. E-Four는 별도의 전기 모터로 후륜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주행 상황에 따라 후륜에 토크를 최적으로 배분해 안정적으로 주행하게끔 한다. 온로드 주행에선 언더스티어(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차량의 회전 각도가 커지는 현상·바깥쪽으로 빠지는 현상)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고,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구동력을 더한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리터당 15.2~15.5㎞다. 이륜구동 모델은 리터당 15.5㎞, 사륜구동 모델은 리터당 15.2㎞다. 하이브리드차답게 준수한 연비를 갖췄다. 시승 구간은 서울시청 주변과 경부고속도로 반포IC(나들목)~양재IC 등 여러 정체 구간을 지나는 곳이라 연비 주행이 어려웠는데, 이때도 계기판의 연비는 15~16㎞/L를 오갔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를 지원하는데, 도심에서 EV 모드로 저속 주행하자 계기판의 연비가 한때 19㎞/L로도 기록됐다.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의 옆모습, 뒷모습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연비 높고 넉넉한 적재 공간

라브4 하이브리드의 가솔린 엔진은 엔진 스트로크를 늘리고 압축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연소효율을 높였다. 아울러 연료를 연소실 내부에 직접 분사하는 직분사 방식과 연소실 입구 흡기 포트에 분사하는 포트 분사 방식을 운전 상황에 따라 병행해 연비를 높였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적재 용량은 580L다. 60L짜리 캐리어 네 개와 9.5인치 골프백이 여유 있게 들어간다. SUV답게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걱정 없이 짐을 실을 수 있는 실용성을 갖췄다. 뒷좌석은 6 대 4 폴딩 시트로, 시트를 접어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할 시 적재 용량이 1690L까지 확장된다. 뒷좌석 시트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돼 시트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실내 7인치 내비게이션은 몹시 아쉽다. 요즘 신차들의 내비게이션 화면이 대부분 12.3인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화면이 너무 작아 보였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실내 디자인은 구식이라는 느낌이 든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데, 무선 연결은 되지 않고 유선만 지원하는 것도 아쉬운 요소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필요시 제동력에 개입해 브레이크 작동을 보조하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과 운전자가 설정한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기능을 탑재했다. 야간 주행 시 상황에 맞게 상향등을 자동으로 점멸하는 오토매틱 하이빔 기능도 지원한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2WD XLE가 4170만원, AWD LTD가 47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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