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리포트] `유니콘 신화`서 신기루로… 알리바바, 고점 대비 75% 폭락

신하연 2022. 11. 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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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경기 둔화 삼중고
시진핑 中 정부 규제도 '발목'
올 광군제 매출 실적발표 안해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136달러
베이징 알리바바 본사. 연합뉴스 제공.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Ltd ADR.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티커 BABA)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2014년 9월 뉴욕증시 상장과 동시에 아마존, 이베이, 페이스북(현 메타) 등을 제치고 인터넷 기업으론 구글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는 옛날 일이다. 알리바바 주가는 1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80.48달러로, 상장 당시(93.89달러)보다도 14%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알리바바 신화'라는 수식을 무색케 하고 있다. 아마존, 이베이 등의 주가가 5년 전보다 각각 59.9%, 31.7%씩 뛴 것과 비교하면 의아스럴 정도다. 2020년 10월 고점(317.14달러) 대비로는 75% 폭락했다. 일각에선 주가가 역사적 저점으로 내려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침체 타격 여전…월가 목표주가 줄하향= 2023 회계연도 2분기(2022년 7~9월) 알리바바 매출액은 2077억위안(1위안 = 189원, 약 39조27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았다. 같은기간 조정 후 순이익은 338억위안으로 19%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15% 상회했고, 상장 자회사 및 기타 지분투자 손실 등을 제외한 Non-GAAP 순이익(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5분기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해외 커머스와 물류(챠이나오), 로컬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 36%, 21%씩 성장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커머스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유통사업이 1354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 전분기 대비로는 5% 줄어들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월가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즈호(160→155달러), 벤치마크(206→180달러), 트루이스트증권(125→120달러), 시티그룹(146→144달러), UBS(140→135달러), HSBC(132→124달러) 등이 일제히 목표가를 내렸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알리바바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독점 금지 규제 기관이 더 완화되고, 본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소매업체를 반복적으로 방해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이런 모든 문제는 알리바바의 미래에 계속해 어두운 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4분기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연말 최대 쇼핑시즌 '광군제'(11월 11일)때 매출이 정체되면서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나빠질 확률이 크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쇼핑 축제가 시작 이래 올해 처음으로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삼중고' 해결 여부가 관건= 다만 내년 실적 호전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시장의 초점은 내년 실적으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올해의 낮은 기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으로 2024 회계연도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회복할 전망"으로 내다봤다.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매출액 회복 속도는 더뎠지만 저점은 이미 통과했다"며 "다음 분기 이후부터 기저효과가 유효할 전망이며 매출도 완만한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2023 회계연도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배로 낮은 편이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점도 긍정적이다. 25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목표 가운데 180억달러는 지난 16일까지 매입을 끝마친 상태다. 2025년까지 1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액은 2025년까지 총 400억달러로, 이는 알리바바 잉여현금흐름의 3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관건은 중국 정부의 규제와 미·중 갈등, 경기 둔화 등 '삼중고'의 해소 여부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말부터 주요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해왔다. 특히 창업자 마윈이 한 금융포럼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행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하며 공개 비판한 이후 당의 눈 밖에 나 지난해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독점 위반 과징금을 물기도 했다. 이런 '빅테크 때리기'는 올해 5월 들어서야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플랫폼 경제와 정보기술(IT) 기업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아직까지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당초 올해 연말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미국, 홍콩 이중 '주요 상장(Primary Listing)' 계획도 연기됐다. 앞서 지난 7월 알리바바는 중국 기업으론 처음으로 미국과 홍콩 증시 모두를 '주 무대'로 삼는 '주요상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 주요 상장 시 최소 160억달러(약 21조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홍콩에는 보조적인 수준의 '2차 상장(Secondary Listing)'이 돼 있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년 평균 21.6배보다 낮은 10배"라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애널리스트 46명이 제시한 평균 목표가는 137.25달러로, 현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70% 이상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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