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시작한 남욱 “재선 기간 이재명 측에 4억... 김만배도 의형제” (종합)

“이재명 재선 이전 유동규에 4억... 선거자금으로 알아”
”유동규가 정진상·김용 등에 전달... 대화 과정서 들어“
”김만배, 정진상·김용·유동규와 의형제 맺기도”
법조계 “이재명 대표 검찰 조사 임박 "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가 21일 석방된 뒤 출석한 ‘대장동 재판’에서 “2014년 선거 기간 중 이재명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최소 4억원 이상을 전달했다”는 등 하루종일 폭탄 발언을 이어갔다. 2014년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해다.

이외에도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금 명목인 700억원 중 각종 경비를 제외한 428억원 상당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지급하려고 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또 김씨가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의형제를 맺고 영향력이 커졌다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남 변호사도 이처럼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억 중 12.5억 김만배에 전달... 4억은 이재명 선거에”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014년 4~9월부터 분양대행사 대표 A씨로부터 약 22억5000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받았고, 같은 해 4~6월까지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을 거쳐 4억원 이상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22억 5000만원을 어떻게 사용했나’라는 검찰 질의에 “선거 기간 중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된 것은 최소 4억원 이상”이라며 “나머지 금액은 김만배와 유동규 등이 선거자금으로 쓰는 것으로 해서 4~5억원 전달됐고, 나머지는 제가 사업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에게 총 12억5000만원 가량이 전달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찰이 ‘김씨는 어디에 사용한다고 했나’라고 하자 남 변호사는 “선거자금이라고 들었다”며 “이후에는 본인들이 필요해서 쓰는 자금, 이재명 시장 재선에 쓰이는 자금, 이 시장 투표에 활용하기 위해 종교단체에 지급하는 자금 등으로 쓰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2014년 4월 1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이전에 김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교부한 건 최소 4억이라고 남 변호사는 밝혔다. 그는 “일부는 정진상(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간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는 김용 의원(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유 전 본부장과 대화 과정에서 들었다고 한다.

이날 법정에서는 2015년 4월까지 남 변호사 등이 김씨에게 대장동 사업 관련 로비 자금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남 변호사는 “김만배가 이재명 측과 인허가 관련 협상 등을 전담하다시피 했다”며 “그런 측면의 역할로서 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임명 과정에 관한 증언도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시장과 공사사장을 협의했나’라고 검찰이 묻자 남 변호사는 “듣기로는 유동규에겐 의사결정권이 없었고, 대부분 상의를 정진상과 했다”며 “이후 정진상이 이재명에게 보고해 결재가 나면 그대로 진행됐다. 유동규는 추천 정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로비스트’ 김만배, 이재명 재선 과정서 영향력 커져”

남 변호사는 이 대표의 2014년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서 김씨의 영향력이 커졌고, 자신은 사업자였고, 김씨의 역할이 ‘로비스트’였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측근인 정진상·김용과 의형제를 맺으면서 (커졌다)”며 “천화동인 지분을 이 시장 측에서 갖기로 김만배와 합의한 뒤 사업주도권을 갖게 됐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 김씨가 의형제를 맺었다고 증언한 남 변호사는 ‘정진상과 김용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검찰의 물음에 “그 당시 기준으로 성남에서 이재명 시장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이 정진상이, 인사권 전부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며 “김용은 이재명의 최측근으로 그를 도와 일했고, 자금을 주로 담당했다고 들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장동 일당은 대장동 개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참여하기 위해 남 변호사를 대주주로 서판교자산관리를 설립했다. 하지만 사업 공모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남 변호사는 이 이유로 이 대표를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2014년 12월 10일을 전후해 김만배가 저를 부르더니 이재명 시장이 ‘너가 있으면 사업권을 안준다고 한다. 빠지면 지분을 챙겨 줄 것’이라고 했다”며 “새로 법인을 설립해 본인 명의로 할 테니 형 믿고 빠지라고 해서 사업을 못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인허가권자가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428억원에 대해서 증언했다. 이는 대장동 사업에서 수익을 낸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수백억원을 분배하기로 했으며 이 대표의 측근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가 428억원을 최종적으로 주려고 한다고 알려줬다”며 “제가 이 내용을 강남 술집에서 유동규를 만나 종이에 써서 설명해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금액이 전부 유 전 본부장 몫이었냐’는 검찰 질의에 남 변호사는 “최소한 정진상, 김용이 이걸 공유하고 오히려 의사결정은 정진상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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