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데프트,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롤드컵 주인공 되다
[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지난 6일, 전 세계 게임 팬들의 시선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쏠렸습니다.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우리나라 두 팀이 결승에 올라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는데요.
갑자기 게임 얘기야, 하시겠지만, 세계 1억 2천만 명의 팬과 이용인구를 거느린 아시안 게임의 정식종목이기도 한 e스포츠입니다.
올해 롤드컵 승리의 주인공인 DRX팀의 데프트가 EBS를 찾았습니다.
이 인터뷰는 사전녹화되었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고, 데프트 선수 만나시죠.
[VCR]
7천3백만여 명
지난해 최고 동시 시청자 수
222만 5천 달러(약 26억 원) + α
지난해 총 상금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그리고 올해
성장 만화의 주인공이 된 DRX
우리나라의 마지막 티켓을 들고 참가해
한 계단 한 계단
차근차근 밟아 오르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게임의 승리자로 우뚝 서다
"제가 데뷔한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상상만 했던 일인데 그게 현실이 돼서 너무 좋은 것 같고…."
'꺾이지 않는 마음'의 주인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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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트(김혁규) 선수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네, 먼저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감사합니다.
이혜정 앵커
우승이 확정되었을 때 어떠셨어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우선 제가 굉장히 많이 도전을 했는데 그 와중에서도 항상 실패할 때마다 '너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제 자신한테 항상 해왔었는데 그게 정말로 현실이 되니까 '아, 나 진짜 할 수 있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네, 정말로 해냈습니다.
그런데 이번 롤드컵에서 사실은 DRX는 '언더독'이라는 평가가 좀 있었어요.
우승할 것이다, 이런 예측은 거의 없긴 했는데, 이런 평가를 들을 때는 또 기분이 별로셨을 것 같아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원래도 외부 평가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을 많이 안 쓰는 성격이어서, 저희 팀 경기력에만 최대한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그래서일까요. 우리 '꺾이지 않는 마음', 이 말이요. DRX, 그리고 데프트 선수를 대표하는 말이 됐습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그렇게 정확한 워딩을 제가 하지는 않았는데 인터뷰 해주셨던 기자님이 되게 잘 말씀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보면 그래도 그 '꺾이지 않는 마음'이 올해의 저희 팀을 좀 대변하는 말인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요. "이 자리에 서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올라와 보니 팀 모두가 제일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팀워크가 더욱 빛난 팀이었는데, 우승 후 다른 팀원들 어땠나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저를 포함한 다른 팀원들도 다들 저희가, 물론 우승을 목표로 경기를 하지만, 저희조차도 정말 놀랄 만한 성적을 거둬서 다들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잘 구분을 못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정말 꿈인가 싶죠. 이번이 데프트 선수의 일곱 번째 롤드컵 도전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두 번만 실패해도 좌절하기 참 쉽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우선 이제 저한테 이 게임이라는 게 제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살면서 이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야에서조차도 뭔가 최고의 성적을 못 거두고 제가 그만두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뭘 하든 실패할 거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네, 2013년에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시작해서 벌써 10년이세요.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를 보면요.
2021년 기준으로 25세 이상의 프로 선수는 13%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선수들의 나이가 어리다는 얘기이죠.
오랫동안 이렇게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가장 중요한 건 아직도 롤을 할 때 굉장히 재미있고, 제가 모든 경기를 이기는 게 아니다 보니까, 이기고 지고 또 제가 졌던 팀들을 다시 복수하고 이런 과정들이 그냥 아직까지도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진 팀에게 다시 이기고 하면은 그런 데서 재미. 정말 승부사의 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여기는 EBS죠.
학창 시절에 '학생 김혁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해집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지금도 좀 내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내향적이고 좀 제 마음을 잘 표현을 안 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평범하고 조용한 학생이셨나 봐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프로게이머가 되셨을까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자체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어서 이런 직업을 갖게 되면 막연히 되게 행복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처음 나오고 그 게임을 하다 보니까 그 게임 안에 랭크 시스템이 있거든요.
상위 랭크에 올라가다 보니까 이제 자연스럽게 프로 팀들에서 제의가 오고 하면서 '아, 내가 진짜 재능이 있고 진지하게 이 직업을 생각해봐야겠다' 싶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네. 그런데 우리가 참 프로게이머, 너무 멋있고 너무 뵙고 싶었어요.
그런데요. 그런데 또 엄마의 입장에서는요.
게임하는 아들,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셨을까 이런 생각이 조금 듭니다.
혹시 부모님 반대는 없으셨는지, 어떠신가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당연히 저희 부모님들도 제가 평범하게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보니까 반대를 하셨었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직업을 안 하게 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솔직하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그러니까 받아주셨어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완전히 받아주시진 않았고 이제 처음 몇 년 동안 해보고 그 안에 네가 원하는 성적을 못 거뒀을 때는 그만하자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또 그 안에 노력했던 우리 데프트 선수의 그런 노력들이 부모님께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그런 노력보다 더 열심히 게임하고 놀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과 그리고 또 그런 자녀들을 보고 있는 부모님께 한 말씀 해주세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사실 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제가 어렸을 때 멀리서 봤을 때는 항상 되게 멋있어 보이고 그랬었는데 제가 10년 동안 하다 보니까 마냥 그렇게 행복한 직업만은 아니라는 것을 정말 진심으로 아셨으면 좋겠고 또 부모님들도 자녀분들이 프로게이머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정말로 진지하게 재능이 있는 아이이면 너무 꽉 닫고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혜정 앵커
이것이 놀이로도 좋지만 이것을 직업으로 하려면 그만큼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렇게 부모님을 설득하고 고등학교를 중퇴하셨습니다.
데뷔를 하고요. 지금까지 정상급 프로게이머로 정말 롱런해오셨는데요.
게임을 잘하는 것 말고도 프로게이머로 성공하기 위해선 이런 자질이 필요하다 싶은 게 있을 것 같습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은 팀 게임이다 보니까 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팀원들한테 어떤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감정 컨트롤 같은 것도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팀워크가 아무래도 중요한 게임이죠.
우리 데프트 선수처럼 멋진 프로게이머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딱 하나 꼽아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데프트(김혁규) 선수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을 굉장히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게이머가 되는 순간부터는 이제 게임이라는 게 인생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럴 자신이 있는 친구들만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이혜정 앵커
우리 내년 시즌을 준비할 시기입니다. 계획도 궁금합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제가 원하는 성적은 다 거둬서, 내년에 프로게이머를 이어가게 된다면 조금 더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서 좀 더 멋있는 플레이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혜정 앵커
이미 목표에는 다다랐고 더 멋진 플레이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가 수능 시험이 치러졌죠.
누구나 입시, 취업 이런 데서 참 힘든 시기를 겪기 마련입니다.
우리 10년 동안 정상급 선수였지만 세계대회 앞에서는 또 우리 데프트 선수가 여러 번 힘든 시간들이 좀 있었는데요.
이렇게 마침내 우승자가 된 지금, 우리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저도 이제 정말 많은 실패들을 겪었고 마침내 프로게이머로서 제가 이루고 싶었던 것을 이뤘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정말 재능 있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런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저조차도 이제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린 것 같아서 수험생분들이나 아니면 뭔가 잘 안 되시는 분들도 끝까지 포기만 안 하고 계속 하게 됐을 때, 지금 실패들은 정말 다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좋은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파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같이 파이팅하겠습니다.
저희는 데프트 선수가 보여주신 건 어쩌면 정말 끈기와 노력, 그리고 팀과 함께한 그런 모습이 아니었나라는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데프트(김혁규) 선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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