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MVP, 에콰도르의 골칫덩어리가 복덩어리 됐네

김영준 기자 2022. 11. 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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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노장 발렌시아, 2골 몰아쳐
거짓부상·양육비 늑장지급 논란
월드컵서 맹활약 펼치며 잠재워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가 21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경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국가대표 경기 중 ‘연극’을 펼치던 골칫덩이가 월드컵 영웅이 됐다. 21일 개최국 카타르와 벌인 개막전에서 팀의 2골을 모두 해결한 에콰도르의 주장 에네르 발렌시아(33)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 예선을 치르던 2016년 ‘거짓 부상’ 논란에 휩싸였었다.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뛰고 있던 그는 전처에게 양육비 1만7000달러(약 2300만원)를 지급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에콰도르에 입국해 칠레와 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때 경찰들이 체포하려고 대기하고 있자 경기 도중 부상당한 척 쓰러진 뒤 산소 마스크를 쓴 채 구급차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주위 도움으로 잉글랜드로 돌아간 그는 이후 양육비를 지급한 뒤에야 편하게 고국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사생활 논란이 있었지만, 그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안토니오 발렌시아(37·은퇴) 이후 에콰도르 최고 축구 스타로 꼽힌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3경기 3골을 넣어 조국의 역대 월드컵 득점 순위 공동 1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2골을 추가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에콰도르 A매치 최다골 기록도 가지고 있다. 통산 75경기에서 37골을 넣었다.

발렌시아는 브라질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2년 동안 8골을 넣는 데 그쳤고, 에버턴으로 임대되어서도 한 시즌 동안 3골에 그쳤다. 이후 멕시코 리그를 거쳐 현재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뛰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는 김민재의 전 동료로도 유명하다.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페네르바체에서 12경기 13골로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개막전 최우수 선수로 뽑힌 그는 경기 후 “경기장에 도착해 몸을 풀 때부터 관중석에 있는 많은 에콰도르 팬을 봤다. 팬들의 응원이 엄청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승리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발렌시아는 카타르전 전반전 상대의 강한 태클에 다리가 순간적으로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통증을 참고 뛰었지만 결국 후반전에 교체됐다. 구스타보 알파로 에콰도르 감독은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 발렌시아는 네덜란드전에 뛸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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