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왜 애플 아마존 투자비중을 확 늘렸을까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2. 11. 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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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美 3분기 투자보고서
주식평가액 3분기 7900억 줄어
실적 증가할 우량주 지분 늘려
3분기에만 애플 2500억 매수
테슬라 엑슨모빌도 지분 확대
국내 비중 줄이고 해외는 늘려
2027년 해외주식비중 40.3%

국민연금이 지난 3분기 애플·아마존 등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미국증시 하락으로 전체적인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줄었지만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우량주에 대해서는 지분을 끌어올린 것이다.

21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3분기 보유한 미국주식 지분 평가액은 479억2414만달러(약 64조1215억원)로 2분기 대비 5억9029만달러 감소했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1337.98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 미국주식 평가금액이 3분기에만 7898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국민연금의 미국주식 보유금액은 지난해 4분기 573억243만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미국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은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올해는 증시 악화로 인해 평가 손실이 커진 것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올초 이후 최근까지 30%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도 미국 대형 기술주 투자금액을 꾸준히 줄여왔지만 3분기 달라진 기조를 보인 것이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미국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주식을 3분기에만 1억8599만달러(약 2489억원) 가량 사들였다. 국민연금의 3분기 애플 투자금액은 31억4825만달러로 상장 종목 중 가장 크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22억9038만달러) 보다도 8억5787만달러 더 많다.

국민연금의 올해 1분기 애플의 보유금액은 35억3386만달러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6.5%를 차지했지만 2분기 29억6226만달러로 금액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3분기 31억4825만달러로 투자 금액을 30억달러대로 다시 끌어올렸다.

애플은 내년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대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김동원 K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14는 중국 시장에서 7주 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등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2023년 상반기 아이폰 실적 가시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린 것도 눈길을 끈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보유금액은 2분기 7억6637만달러 수준이었는데, 3분기 9억5913만달러로 늘렸다. 3분기에만 테슬라 주식 1억9276만달러(2579억원) 어치를 사들인 것이다. 아마존 보유 금액도 2분기 12억8151만달러에서 3분기 14억3655만달러로 늘었다.

엑슨모빌, 홈디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등 대표적인 가치주에 대한 투자 금액도 늘렸다. 대표적인 기업이 석유기업 엑슨모빌이다. 국민연금은 3분기 엑슨모빌 주식을 2726만달러 순매수했는데 이 기업 주가는 최근 넉달 새 주가가 30%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올해 말 27.8%에서 2027년까지 40.3%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은 올해 말 16.3%에서 2027년에는 14%로 비중을 줄인다고 결정한 바 있다.

반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지분가치는 3분기 8092만달러 줄어들었다. 메타 주가는 올해 3분기에만 15% 이상 하락했다. 메타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3억9000만달러로 젼년 동기(92억달러)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메타는 최근 1만1000명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이 새롭게 지분 투자를 한 기업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기업이 로블록스와 도어대시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의 대표적 기업이고, 도어대시는 미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꼽히는 음식배달 플랫폼 업체다.

국민연금이 투자 중인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서는 2017년 상장한 인베스코 퓨어베타(Invesco PureBeta)SM MSCI USA ETF(티거명 PBUS) 보유 금액이 16억6927만달러로 가장 크다. 해당 ETF는 기술, 금융, 헬스케어, 에너지 기업 등에 고루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런 가운데 3분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고위험 상품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이 3분기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 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3분기 3억25000만달러 사들이며 순매수 금액 1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1~5위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이 반도체·채권 관련지수를 3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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