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지주 "순익 50% 주주환원"… 화재·증권 상장폐지

박윤예 2022. 11.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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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노려
화재 1주당 금융지주 1.2주
증권 1주당 0.16주로 교환
편입반대 주식은 매수해줘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사업 환경 변화이나 시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 조달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의 차원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발표와 함께 향후 주주들의 반발을 어떤 식으로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21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완전 자회사 편입을 밝히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미래 투자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사업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양사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그룹 전반의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메리츠증권의 딜 소싱(잠재 투자기업 발굴) 능력과 메리츠화재의 장기 투자 구조를 결합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영 장악력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모회사만 상장되면 배당 등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커지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이 공시를 통해 밝힌 구상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증권 주주가 받게 될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식과의 교환 비율은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일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 종가 산술평균을 통해 계산했다. 이 방식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주당 교환가액은 2만7132원이다. 메리츠 화재는 3만4342원, 메리츠 증권의 주가는 한 주당 4361원으로 산정됐다.

주주총회에 반대하는 주주라면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이후 일정 기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메리츠 측이 제시한 매수 예정 가격에 팔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주당 3만2793원, 메리츠화재의 경우 4109원이다. 현재 주가 등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란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향후 갑작스러운 편입 소식을 접한 3사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지주만 상장하고 두 자회사는 상장폐지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메리츠 측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배당률을 향후 3년간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각사의 최근 3개년 주주환원율 평균(지주 27.6%, 화재 39.7%, 증권 39.3%)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지만 지난해 이들 3사는 공시를 통해 배당 수준을 10%로 낮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주가는 급락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하면 모자회사 모두 디스카운트된다"며 "모회사만 상장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자회사 상장으로 입은 기회손실이 지난 5년 반 동안 약 9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자금 이동에 어려움이 제기된 후 증권사의 어려움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3월 말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해 6월 말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중 부동산금융 관련 익스포저가 가장 높은 곳 중 한 곳이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중이 당시 보고서에서 88%였다. 회사 측에서는 선순위 중심이라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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