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은 5% 이상 가격 '뚝'
직전거래 대비 5% 넘게 떨어진
'대폭 하락' 거래 비중 51.6%
실거래가 도입 2006년 후 최대
"금리인상 멈춰야 분위기 반전"
4분기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직전 거래보다 5%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거래절벽 속에 가격을 수억 원씩 낮춘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가 통계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21일 직방이 지난 15일까지 집계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4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 중 가격이 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내린 비중이 51.6%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중 5% 이상 하락 거래가 전체의 절반을 넘긴 것은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1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닥쳤던 2008년 4분기 기록(47.1%)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대로 상승 거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4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 중 가격이 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상승한 비중은 12.4%로 나타났다.
직방은 매분기 상승·하락 거래 비중을 집계하고 있다. 동일 아파트 단지의 같은 면적의 직전과 최근 거래 가격을 비교해 5% 이상 높을 경우 '대폭 상승', 1~5% 높을 경우 '소폭 상승', ±1% 이내일 경우 '보합', 1~5% 낮을 경우 '소폭 하락', 5% 이상 낮을 경우 '대폭 하락'으로 분류한다.
서울 아파트 거래 중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 23.3%를 기록한 뒤 4분기 30.7%, 올해 1분기 43.7%를 기록했다. 대선 이후 재건축 활성화 등 규제완화 이슈에 2분기 41.6%로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3분기 58.8%로 올랐고 4분기(15일 기준)는 65.5%까지 치솟았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하락 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폭 하락 비중은 37.7%, 소폭 하락 비중은 15.7%로 전체 거래 중 하락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기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대전·세종, 대구에서 하락 거래 비율이 높았는데, 직방은 수도권의 경우 최근 2030세대 매수세가 강했던 지역이라 대부분 대출을 끼고 거래를 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인상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하락 거래 비중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매수심리 악화로 극단적인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2로 나타났다. 2012년 8월 첫째주 기록한 67.5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량은 연일 감소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8028건으로 집계됐다. 2013년 1월 이후 9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절벽 속에 당장 급한 매도인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시세보다 현격히 낮은 가격에만 거래가 성사되고 결국 하락 거래 비중만 높아지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표단지인 트리지움의 경우 최근 억단위 계단식 하락 거래가 연달아 일어났다. 전용면적 84㎡가 지난 5월 23억원에 거래된 뒤 7월에는 21억원, 10월에는 19억5000만원, 이달에는 1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총 369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지만 최근 6개월 간 거래는 15건에 불과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침체로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급매물만 팔려나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멈추기 전까지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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