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반등 이끌던 외국인, 다시 셀코리아
지난주부터 순매도로 전환
삼성SDI·기아 차익 실현
지난 9월 말부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매수가 약해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 14~18일) 동안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1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일주일 기준)은 9월 마지막 주 이후 처음이다. 직전 3주간 외국인은 매주 1조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돌연 흐름이 바뀌었다. 21일 하루만 보더라도 외국인은 2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9월 이후 지수 상승 국면에서 외국인들의 매수는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줄기차게 매도에 나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가 지수의 상승·하락폭을 결정짓는 변수란 얘기까지 나왔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코로나19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매수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중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더불어 그동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화가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됐을 때 중국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부분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도가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달여간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 2차전지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권에 집중됐다. 9월 말부터 이달 18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1조9837억원), LG에너지솔루션(9867억원), 삼성SDI(9538억원), SK하이닉스(8542억원)였다. 실제로 이 기간에 삼성전자(16%), LG에너지솔루션(37%), 삼성SDI(24%), SK하이닉스(8%) 주가가 올랐다. 반도체와 2차전지는 미·중 분쟁이 격화됐을 때 수혜가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2차전지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고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던 지난 한 주 동안 주가가 5% 내외 하락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삼성SDI와 LG화학을 순매도해 차익을 실현했지만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계속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하락보다는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1~10위권에 코덱스(KODEX) 200, 타이거(TIGER) 200, 코덱스 레버리지가 포함됐다. 이들은 국내 대형주에 투자하는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달 말 이후 최대 24% 올랐다. 항셍지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지난달 말 1만4687.02로 연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주에 최고 1만8343.12까지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도 지난달 말 이후 8%까지 올랐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말 2893.48로 저점을 찍었지만 지난주 최고 3134.08까지 올랐다.
앞서 한 달 넘게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증권업계에서는 '차이나 런'이라고 불렀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계기로 중국 정책 리스크가 심화하자 글로벌 펀드 등 외국인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보다 안전한 한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지난달 22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매주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중국 정치 리스크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은 마무리됐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을 대신해서 한국에 유입됐던 자금은 차익 실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코스피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주택기금 40조 끌어다 청년 내집마련에 투입 - 매일경제
- 추경호 “부동산시장 침체 걱정…다주택자 중과세 폐지해야” - 매일경제
- ‘경매나온’ BTS 정국 車, 4억2000만원까지 치솟더니 판매중단 왜? - 매일경제
- 336억원에 팔릴 뻔했던 ‘티라노’의 반전…‘진짜 뼈’는 겨우 79개 - 매일경제
- 김건모, 성폭행 혐의 완전히 벗었다…재정신청도 ‘기각’ - 매일경제
- [단독] 이승기, ‘후크와 갈등’ 속 묵묵히 영화 촬영 중
- [단독] 법무부 ‘경제 형벌규정’ 개선 본격화...변협 통해 설문조사 - 매일경제
- 尹, 6개월만에 도어스테핑 중단 … 소통행보 일단 '멈춤' - 매일경제
- 선미, 몰디브 열 오르게 하는 섹시美 [똑똑SNS] - MK스포츠
- 나다, 역시 몸매 1티어 래퍼 [똑똑SNS]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