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축구전설 "韓, 손흥민과 김민재에 감사해야"

이용익 2022. 11.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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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유럽진출 늘며 亞 강해져"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나는 것도 전 세계인이 모이는 월드컵 현장의 묘미다. 카타르 도하의 지하철에서 이탈리아 대표팀과 유벤투스의 핵심 미드필더를 만나는 것 역시 그런 일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7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준우승 등 뛰어난 실력과 수려한 외모를 갖춰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았던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사진)를 만난 곳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월드컵 미디어센터가 자리한 카타르국립컨벤션센터(QNCC) 옆에 있는 카타르국립도서관 지하철역이었다.

현역 시절보다 근육이 줄어 마른 모습이었음에도 자신을 알아보자 빙긋 웃은 마르키시오는 국적을 물어보더니 대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1차전부터 뛸 수 있나"라며 기자보다 먼저 질문을 던졌다. 비록 이탈리아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오지 못했지만, 공영방송 RAI 해설자로 카타르를 방문한 그는 "방송국 사람들과 바쁘게 일하다 보니 지하철을 타기도 한다"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이 포진한 H조의 예상 성적을 묻자 쉽지 않다는 듯 고개를 내저은 그는 "터프한 그룹"이라며 "우리가 떨어졌듯 월드컵은 강한 팀들만 나오는 곳이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에 예측하기 어렵다. 한국이 독일을 잡은 뒤 독일도 세대교체를 하지 않았나"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손흥민에 대해서는 엄지를 들어 보였다. 손흥민을 두고 "믿을 수 없는 선수이자 아시아의 스타다. 성격, 재능 모두 대단하다"고 말한 마르키시오는 유벤투스에서 자신의 은사이기도 했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콘테 감독은 그야말로 군대식 감독인데 손흥민과는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올 시즌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김민재를 두고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마르키시오는 "정말로 놀랍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뛰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이탈리아는 굉장히 수비적인 리그인데 김민재가 중요한 순간에 루치아노 스팔레티라는 좋은 감독을 만나 공격적인 팀에서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에서 손흥민과 김민재라는 슈퍼스타 2명을 데리고 있다는 건 한국인에게 대단한 행운이다. 감사히 여기라"며 기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가 아시아 축구를 인지한 것은 AC 밀란과 유벤투스 등에서 감독을 맡았던 알베르토 차케로니가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10년이었다고 했다. 마르키시오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모르지만, 한국과 일본 등은 유럽에 선수를 점점 많이 보내고 있으니 앞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뒤 유유히 떠났다.

[카타르/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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