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270만호' 성공 조건
◆ 필동정담 ◆
내년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연구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올해보다 분양 가구 수가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보다 분양 규모를 30% 넘게 줄이는 방향으로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금리로 수요는 얼어붙었는데 원자재 가격은 치솟아 공사단가를 맞출 수 없어 분양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할 때 공급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파트는 분양과 입주 사이에 3년 정도 시차가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경기가 안 좋다고 공급을 축소하면 나중에 경기 상승 국면이 왔을 때 신축 수요는 몰리고 입주 아파트는 부족하게 된다. 이러면 또 집값이 치솟는다. 과거 집값 급등 국면을 봐도 경기와 수급의 불균형에 따른 악순환이 발생했던 게 대부분이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270만호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매년 평균 일정 규모 이상의 새집이 공급되는 게 총공급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5년간 270만호를 짓겠다면 매년 주택 공급 50만가구 선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 지나 또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 서울만 해도 2년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19년에는 1만5000가구가 분양됐는데, 지난해 3000여 가구에 머물러 역대 최저로 떨어졌고, 올해도 11월 현재까지 분양된 아파트는 3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요즘처럼 금리가 오르고 시행사 자금난이 가중될 때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주택 공급을 유지하는 현실적 대안이다. 시행사가 빚을 낼 필요 없이 집주인들이 땅을 제공하는 방식이라 금융 손실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수십 년에 걸쳐 상권이 형성되고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 대부분이라 주거 여건도 양호하다. 여기에 더해 정비사업은 도시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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