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단체가 COP27 동안 꼽은 ‘기후악당’ 국가는
지난 20일 이집트에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막을 내렸다. 국제 기후단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는 총회가 열리는 동안 매일 ‘기후 악당’을 선정했다. ‘악당 중 악당’으로는 미국이 꼽혔고 이번 대회가 열린 의장국 이집트는 3관왕을 기록했다.
기후행동네트워크가 ‘오늘의 화석’으로 꼽은 국가는 일본,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미국, 러시아, 뉴질랜드, 터키, 이스라엘 등 8개국이었다. 기후행동네트워크(CAN)는 전 세계 130개국 이상의 국가에 1800개 이상의 회원 조직을 둔 국제 기후단체다. CAN은 총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진전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막은’ 국가를 ‘오늘의 화석’으로 뽑아 발표했다.
COP27 첫날이자 ‘금융의 날’이었던 지난 9일에는 일본이 ‘오늘의 화석’ 상을 받았다. 일본은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세계 최대의 공적 자금을 조달하는 국가다. 2019~2021년 사이에 연평균 106억달러를 기부했다. CAN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 사회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고통받는 전례 없는 기후 재해의 해에 일본의 공공 재정은 고통의 원인인 화석 연료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의장국인 이집트는 COP27 일정 중 ‘오늘의 화석’으로 3차례나 선정됐다. 단체에 따르면 COP27 회의장에는 약 600명의 화석 연료 로비스트가 있었다. 지난해 총회보다 25% 늘었다. 반면 회의장 안팎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엄격하게 제한돼 있었다. CAN은 “이집트가 시위대는 허용하지 않지만, 화석 연료 로비스트는 환영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집트 정부가 천연가스에 대해 “전환 기간 동안 가장 배출량이 적은 연료”라며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한 것도 문제 삼았다.
2관왕을 달성한 러시아도 이집트의 뒤를 이었다. 러시아 대표단 150명 중 석유, 천연가스 로비스트는 33명이었다. 지난 1일 ‘전쟁 온실가스 산정 이니셔티브’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온실가스는 3300만t 이상이었다. 원자력 발전을 홍보한 것도 수상 이유였다. CAN은 “러시아 군대가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하고 수백만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있으면서도 원전이 안전하다고 강변했다”고 비판했다.
악당 중 악당 격인 ‘거대 화석’상은 미국이 받았다. 미국은 COP27 협상 과정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을 계속해서 반대했다. 존 케리 미 기후특사가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안보다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권 등 구매로 배출한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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