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감독, 왜 안돼요?"…다큐 '영화감독 노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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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힘이 힘에 대한 사랑을 능가할 때 세계 평화가 온다고 굳게 믿고 있는 세계 최초 평화주의 시각장애인 영화감독 노동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노동주'는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영화감독 노동주의 촬영 과정을 담았다.
노 감독은 영화감독이 된 자신에게 던져지는 수많은 물음표에 물음표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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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사랑에 대한 힘이 힘에 대한 사랑을 능가할 때 세계 평화가 온다고 굳게 믿고 있는 세계 최초 평화주의 시각장애인 영화감독 노동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단편 영화 '그냥 걸었어'의 제작진 회의 현장. 메가폰을 잡은 노동주 감독은 스태프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노동주'는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영화감독 노동주의 촬영 과정을 담았다.
이성균 촬영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걱정이 앞선다. 앞이 보이지 않는 감독에게 카메라에 담긴 색을, 피사체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노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세 편의 단편을 연출했고 '한나의 하루'(2010)로 제11회 장애인영화제 대상까지 수상한 그이지만, 정식 투자를 받은 첫 영화인 만큼 많은 스태프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게 밀려온다.
노 감독은 액자와 같은 작은 소품, 배우 의상까지 모든 것을 하나하나 만져보고 결정한다. 최종 대본 리딩 현장에서는 배우의 입꼬리와 눈썹을 만져가며 위치를 조정해 원하는 표정을 지시한다.
시각장애는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 뒤에도 이따금 걸림돌이 된다. 현관문 앞 센서 등이 꺼지는 장면을 찍어야 할 때 감독은 조금 이르게 '컷'을 외쳐 탄식을 불러일으키기도, 배우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지 못한 감독 대신 촬영 감독이 '다시 찍어야 한다'며 지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 감독과 제작진은 눈앞에 놓인 허들을 차근차근 뛰어넘으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낸다.
"왜 못해요? 할 수 있잖아요. 좀 어렵겠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 같고,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 감독은 영화감독이 된 자신에게 던져지는 수많은 물음표에 물음표로 답한다.
노 감독이 제작비 마련을 위해 안마사, 복지관 영어 회화 강사, 장애 인권 강사로 일하는 모습, '그냥 걸었어'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장편 영화 제작을 위해 제작사 대표들을 만나러 바삐 다니고 조언을 구하는 장면까지.
영화는 시각장애인인 그가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영상예술인 영화에 도전하는 이유를 관객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임찬익 감독은 "사회가 가진 시선과 편견을 깨는 노동주의 당당한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30일 개봉. 83분. 전체 관람가.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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