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자전거 회사 아닙니다”...주가 4배 오른 삼천리는 무슨 회사

고득관 2022. 11. 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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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삼천리]
“전기자전거가 친환경 테마로 부각되면 여기서도 충분히 상승 여력이 있을 겁니다.”

“여기 자전거 회사 아닙니다. 무슨 종목인지 알고 투자하세요.”

올 한해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 중인 삼천리의 포털 사이트 종목 게시판의 글이다. 8년여에 걸친 주가 하락세를 극복하고 올 한해 270%의 수익을 낸, 도시가스업체 삼천리가 최근 증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천연가스 관련주와 달리 한해 내내 지속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주가 상승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천리는 지난해 말 9만800원에서 이날 34만4000원까지 278.9%나 상승했다.

연초 3000선이던 코스피가 2400선까지 19.0% 하락한 급락장에서도 주가가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주가 흐름을 보면 연중 큰 폭의 조정 없이 지속적이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천리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940여개 종목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금양(539.55%), 베트남개발1(460.00%)에 이어 삼천리가 3위다. 그 뒤로 현대에너지솔루션(190.57%), 방림(190.06%) 순이다.

삼천리는 일반인들이 잘 아는 자전거업체 삼천리자전거와 전혀 다른 별개의 회사다. 삼천리라는 이름만 우연히 같을 뿐이다. 삼천리는 도매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공급하는 도시가스업체다.

삼천리는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회사 사옥이 여의도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천리 본사는 여의도종합상가와 화재보험협회 건물 사이에 있다.

도시가스업체들은 지역의 독점사업자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경기를 타지 않는 방어주로 자주 언급된다. 반면 성장성 측면에서는 의구심이 컸다. 삼천리도 지난 2014년 8월 17만6000원이던 주가가 지난해 말 9만원선까지, 7년 넘게 장기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천리의 최근 5년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하지만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주가 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대성에너지, 지에스이 등 다른 도시가스업체들의 주가는 삼천리와 달리 반짝 상승 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성에너지는 지난해 말 9150원에서 지난 2월 2만14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만700원으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지에스이도 같은 기간 3055원에서 8970원으로 올랐다가 현재 4615원을 기록 중이다.

본업인 도시가스 산업은 탄탄하다. 별도 기준으로 삼천리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3%나 늘었다. 올 1분기 한파의 영향으로 가정용 도시가스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 3분기 부진했던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량도 올 3분기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삼천리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도시가스사업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천리는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이를 기존의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수송하는 방식의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부에서는 주가 과열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삼천리에 대한 증권사의 기업 분석보고서는 지난 5월에 나온 2건이 마지막이다. 당시 목표주가는 각각 11만원과 16만원이었다. 현재 34만원에 육박하는 현재 주가는 이보다 2~3배 가량이나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삼천리는 저평가 우량 종목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천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2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7배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주가가 4배 가량 급등하면서 올 3분기 실적을 연환산한 수치를 기준으로 PER은 13.35배, 3분기 말 기준 PBR은 1.00배로, 저평가 매력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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