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슬리퍼’에 꽂힌 국힘…MBC기자에 “버르장머리 없어”·“함량 미달”
언론인 출신 與 인사, MBC기자 공세 수위↑
김행 “부끄러운 일…상상할 수 없는 풍경”
이용호 “기자이기 이전에 예의부터 배워야”
김종혁 “무례해…기자가 깡패는 아니어야”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직후 MBC 기자가 대통령실 관계자와 언쟁을 벌인 것과 관련해 당시 해당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사실을 부각하며 공세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당내 인사들은 일제히 MBC 기자를 향해 ‘버르장머리 없다’, ‘함량 미달’, ‘예의범절이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언론인 출신 국민의힘 인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MBC 기자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김행 비상대책위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있던 것에 대해 “제가 (청와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를 하는 경우 모든 출입기자가 넥타이도 갖추고 제대로 정자세로 인터뷰를 들었다”며 “대통령 인터뷰가 끝나고 등 뒤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기자, 이건 상상할 수 없는 대통령실의 풍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참 부끄러운 일”이라며 “청와대 출입기자는 그 언론사의 1호 기자다. 1호 기자는 특히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하는 경우 예의범절을 갖추는 것을 가르쳐서 내보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이용호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 출입 모 MBC 기자가 도어스테핑 당시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한다”며 “아마 평소에도 그런 것 같은데, 대통령실은 시장 뒷골목이 아니다. 대통령뿐 아니라 외빈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인지 모르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예의부터 배울 필요가 있겠다”며 “언론의 자유가 기자에게 무례할 자유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용기에 (MBC를) 안 태우길 잘한 것 같다”며 “(해당 기자가) 전용기에서는 내의만 입고 돌아다녔을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김종혁 비대위원 또한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어스테핑 당시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모든 공식 자리에는 그에 걸맞은 복장이 있다는 이른바 ‘드레스코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건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는 주총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며 “기자는 깡패가 아니어야 하지 않나”고 했다.

최근 연일 MBC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기현 의원 역시 전날 “흡연실에도 슬리퍼를 끌고 나오지는 않는다. 완전 함량 미달”이라며 “자신의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한다면, 그건 권리행사가 아니라 횡포”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날에도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난동을 부리며 슬리퍼 질질 끌고 나와 대통령 뒷담화나 까대는 기자나, 출처 불명의 글을 마치 구국의 결단인 양 핏대 세워가며 떠들어대는 최고위원이나 한심스럽기는 똑같다”고 했다.

이 같은 양상에 야권에선 ‘좁쌀 대응’, ‘말 돌리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어스테핑에서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집권여당의 응대는 좁쌀 대응”이라며 “대통령님! 이럴 때가 아닙니다. 국민은 갈등을 풀어 가시는 통 큰 대통령을 원합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언론 탄압보다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인가. 언론 탄압보다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것이 더 큰 문제인가”라며 “언론의 자유는 기자의 복장보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며 “윤석열 정권과 여당은 말 돌리지 말고 언론 탄압과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국민 지적에 분명하게 답하라”고 촉구했다.

hwshi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