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실수’ KB스타즈의 감독챌린지 2회 신청, 심판은 왜 수용했나?

현승섭 2022. 11. 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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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현승섭 인터넷기자]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이 한 경기에 한 번뿐인 감독 챌린지를 사실상 두 번 요청했고, 심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비디오 판독을 두 번 수행했다.

 

청주 KB스타즈는 20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69-76으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KB스타즈는 6위 부천 하나원큐(6패)에 반 경기 차로 앞선 5위 자리를 지켰다.

 

꽤 거친 경기였다. 양 팀 선수들은 격렬한 몸싸움을 불사하며 코트를 누볐다. KB스타즈는 파울 25개, 삼성생명은 파울 20개, 양 팀 합쳐서 파울 45개를 범했다. 40분 사투가 펼쳐졌던 용인체육관. 이 와중에 촌극이 벌어졌다.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이 감독 챌린지를 두 번 사용한 것이다.

 

W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가지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첫째는 국제농구연맹(FIBA) 룰에서 시행되고 있는 감독 챌린지다. 감독 챌린지는 경기 중 1회에 한해 사용 가능한 제도로서 터치 아웃, 잔여 경기 시간 확인, U-파울 여부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 중 각 팀 감독이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즉, 각 팀 감독은 이전 비디오 판독 보다는 폭넓게 경기 중 비디오로 판독이 가능한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해 딱 한 번만 재심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둘째는 WKBL의 로컬룰인 파울 챌린지다. 감독들은 자기 팀에 부과된 파울을 재확인하고 싶을 때 파울 챌린지를 사용할 수 있다. 즉, 파울을 범한 팀의 감독만 파울 유무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정규시간에는 4쿼터에 단 1회만 사용할 수 있고, 매 연장마다 한 번씩 더 사용할 수 있다. 이전 쿼터 미사용분은 이후에 사용할 수 없다.

 

김완수 감독은 2쿼터 6분 34초에 첫 번째 감독 챌린지를 신청했다. 심판이 김소담의 슛이 림에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KB스타즈가 24초 샷 클락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판독 결과, 김소담의 손을 떠난 공은 림에 맞았고, KB스타즈는 공격권을 되찾았다. 

 

4쿼터, 김완수 감독은 배혜윤의 파울에 이의를 제기했다. 배혜윤은 4쿼터 8분 34초에 공격을 전개하던 강이슬에게 파울을 범했는데, 김 감독이 U-파울 여부를 판독해 달라고 심판진에 요청했다. 비디오판독관은 “KB스타즈의 요청으로 삼성생명 25번 선수(배혜윤)의 U-파울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실행하겠습니다”라며 심판들과 함께 파울 장면을 되돌아봤다.

 

잘못된 집행이었다. 파울 챌린지는 파울을 범한 팀만 신청할 수 있다. U-파울 여부도 챌린지로 확인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이미 감독 챌린지를 소진했고, 김 감독에게 남은 챌린지는 파울 챌린지 뿐이었다. 결국 KB스타즈의 두 번째 비디오 판독 요청은 감독 챌린지였던 셈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21일 오전, 정진경 경기운영본부장과의 전화 통화로 당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 경기운영본부장은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먼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명백히 우리의 실수다.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은 파울 챌린지로 배혜윤 선수의 파울이 U-파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파울 챌린지를 요청했다. 주심과 비디오판독관은 파울 챌린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해당 파울을 되돌아봤다.

 

그러나 파울 챌린지는 파울을 범한 팀의 감독만 사용할 수 있다. 파울을 당한 팀의 감독은 사용할 수 없다. U파울 판독 또한 파울 챌린지가 아닌 감독 챌린지로만 재심할 수 있다. 김완수 감독은 이미 2쿼터에 감독 챌린지를 사용했다. 결국 김완수 감독이 감독 챌린지를 두 번 사용한 셈이었다.

 

심판, 경기 감독관, 비디오판독관이 김완수 감독의 챌린지 요청을 저지했어야 했다. 챌린지를 사용할 때마다 손으로 기록하는데, 혼동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나와 임영석 심판 교육관은 경기 중에 이를 알아챘지만, 개입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임근배 감독을 비롯해 삼성생명 측에 사과했다. 임근배 감독은 이해한다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김완수 감독에게는 전화 통화로 파울 챌린지의 정의를 다시 알렸다. 

 

제도 도입 첫 시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와서는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오늘(21일) 오후에 이번 일에 대한 회의가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시 한 번 WKBL 팬들에게 죄송하단 말씀을 전한다.”

 

새로운 제도는 종종 ‘시행 착오’라는 암초를 만난다. 두 가지 챌린지 도입 초기에 시행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은 이날 경기에서 결국 현실이 됐다. WKBL은 모든 팀이 공평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고, 각 팀 선수와 감독, 심판도 새 제도를 숙지해 서로 신뢰를 다져야 한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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