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순서가 평가에 영향’...합리적 뇌 작용 때문

김민수 기자 2022. 11. 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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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순서가 평가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뇌가 합리적으로 인지하는 과정'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오상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이 '순서대로 제시되는 시각 대상을 평가할 때 직전 평가가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BMC바이올로지'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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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교수(왼쪽)와 문종민 연구원. UNIST 제공.

면접 순서가 평가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뇌가 합리적으로 인지하는 과정’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오상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이 ‘순서대로 제시되는 시각 대상을 평가할 때 직전 평가가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BMC바이올로지’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의 연구결과 현재 평가는 바로 전 평가와 ‘비슷한 방향’, 바로 전 대상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동시에 작동했다. 어떤 식으로든 앞선 평가가 다음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상반된 인지편향을 만들어내는 계산과정을 설명하는 수학 모델을 제시했다. 

쇼핑이나 만남 등 일상에서 각종 평가는 순서대로 이뤄진다. 보통 먼저 것을 기준으로 눈앞의 것을 평가한다. 우수한 면접자나 상품을 본 뒤에는 상대적으로 더 나쁘게 보일 때도 있고 긍정적인 인식이 이어져 더 좋게 보이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같은 두가지 상반된 인지편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인지편향은 뇌의 인지 처리가 대상의 상태를 ‘표상’하고 이 표상을 ‘해석’하는 두 과정으로 나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표상은 대상의 정보를 뇌로 입력하는 과정이고 해석은 입력된 정보를 풀어내는 과정이다. 인지 과정에서 표상과 해석은 분리돼 있으며 각각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지편향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만든 수학적 모델에 따르면 뇌가 대상의 상태를 표상할 때에는 직전 상태에서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도록 제한된 정보처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다음으로 표상을 해석할 때에는 바로 전 대상을 통해 얻은, 현재 상태의 예상치를 방금 얻은 표상과 통합해 수학적으로 최적화된 추론을 내린다. 

권오상 교수는 “바로 전 대상에 따라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일견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수학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린 결과”라며 “이번 연구는 우리의 편향된 평가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합리성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지편향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양극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뇌 인지 처리에서 나타나는 순서효과를 규명한 이번 연구가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단초를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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