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부족에 ‘플라스틱 퇴출’ 혼선…일부가게 다시 비닐봉지 구하기도

■ 24일부터 일회용품 규제 확대

위반시 과태료부과는 1년 유예

편의점 생분해성 비닐 허용에

GS25 등 허겁지겁 발주 재개

‘대체품 시장’도 아직 불완전

오는 24일부터 편의점 내 비닐봉지, 식당·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음식점의 일회용 종이컵 등이 사라진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위반 시 과태료 1년 유예와 업계의 준비 부족, 소비자 항의 등으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개정·공포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중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확대 규정’이 24일부터 시행된다. 편의점이나 중소형 마트에서 유상판매가 가능했던 비닐봉지 제공이 금지되며, 소비자가 종이봉투나 종량제 봉투, 다회용 가방 등을 사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지난 2019년 대형마트·백화점에서 비닐봉지 사용금지 조치가 먼저 취해졌는데 이후 규제대상이 아니었던 속비닐까지 5년간 70% 이상 줄어드는 등의 효과를 거둔바 있다. 더욱이 주요 선진국도 비닐봉투 유료화 혹은 사용금지 등의 억제 정책을 취하고 있어 국내 제도 시행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갔다.

편의점 업계는 제도 시행에 대비해 지난 8∼9월부터 단계적으로 비닐봉지 발주를 중단했지만, 1년간의 계도기간이 도입되고 생분해성 비닐봉지가 2024년까지 예외적으로 허용되면서 일부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CU와 GS25 등은 최근 친환경 비닐봉지 발주를 재개하는가 하면, 편의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일반 비닐봉지를 개별적으로 구매했다는 글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카페에는 “친환경 봉투는 내구성이 약해 결국 온라인으로 검정 비닐봉지를 대량 주문했다” “포스(POS)기 내 일반 비닐봉지 판매가 어려워지면 종이컵 등 다른 품목을 활용해서라도 강행할 것”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현장 지도, 세부지침공유, 대체품 제공 등은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점에서 금지된 비닐봉지가 약국에서 제공되는 등 판매처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식당·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조치의 경우에도 대체품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종이 빨대의 경우 내부 폴리에틸렌(PE) 코팅으로 인해 재활용이 쉽지 않고 제작·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하도 커 친환경성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외에 쌀 빨대, 대나무 빨대 등은 단가가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10∼20배가량으로 높고 특유의 향 등으로 소비자 불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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