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까지 고려해야하는 구강암[경희대치과병원 명의토크]

기자 2022. 11. 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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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 환자 중 제주에서 온 스물네 살 여성이 기억에 남는다.

일반적인 암이 아니라 골육종이라는 희귀암으로 일반적인 수술 프로토콜 자체가 없었고, 수술 후에는 얼굴의 반 이상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었다. 여성이고 젊은 나이였기 때문에 수술과 재건에 모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수술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외래에서 건강하게 만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턱뼈를 재건하고, 임플란트 치아를 심어 얼굴을 회복하면서 정말 예뻐졌는데, 얼마 전에는 남자친구도 생겼다고 알려왔는데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정우 교수|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구강암은 입술과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하며, 턱뼈에 급속히 퍼지며 성장하는 악성종양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안에 아물지 않는 상처나 통증이 2~3주 이상 간다거나, 갑자기 목이 쉬고 이 증상이 2~3주 동안 낫지 않을 때도 병원에 꼭 내원해야 한다. 입과 목 주변이 붓거나 혹이 생겼을 때, 입과 목구멍에서 반복적인 출혈이 있을 때, 입과 입술에 생긴 붉거나 흰 반점에도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다.

구강암은 증상이 비교적 평범해 늦게 발견되곤 하는데,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구강암은 전체 암의 3%~5%를 차지한다. 흡연,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얼굴에 있고 입 안에 있어 수술은 그만큼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구강암 환자의 치료는 환자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감한 결단력과 수술 이후 재건과 재활,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폭넓은 안목이 중요하다.

구강암은 일단 암 조직을 떼기가 굉장히 어렵다. 암은 세포로 이뤄졌기 때문에 보통 암 수술을 할 때는 암 조직에서 1센티미터 정도를 더 여유 있게 드러낸다. 다만 얼굴이나 입 안 같은 경우는 1~2센티미터에도 턱, 코, 눈 등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으면서 암 조직을 완전하게 절제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하기가 무척 어려운 부분이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 절제 부위, 재건 시 환자의 얼굴 윤곽을 정확히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한다.

이정우 교수|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지난 10여 년간 숙련된 필자의 수술팀은 구강암 수술뿐 아니라 수술 후 상실된 혀나 턱뼈를 재건하고, 재건한 턱뼈에 임플란트 치아를 심는 것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것을 고려한다. 필자는 구강암 수술부터 재건 수술까지 모두 직접 담당하는데, 이 점이 환자들에게 더 신뢰감을 주는 것 같다. 구강암 수술 시, 혀를 일부 상실하면 허벅지 살과 혈관을 함께 떼어 미세현미경을 통해 목에 있는 혈관과 접합하는 재건 수술을 한다. 턱뼈가 사라지면 종아리뼈를 필요한 만큼 절취해 하악재건술을 시행한다. 재건된 구강은 재활이 필요한데 말하는 연습, 삼키는 연습과 같은 재활은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수술 후 면역과 관련된 것은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면역암센터와 함께 한다. 이처럼 경희대학교치과병원은 의대병원과 한방병원 등 3개 병원의 협진 시스템을 가지고 수술부터 재활, 면역까지 촘촘하게 연계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구강암은 안타깝게도 항암 치료나 표적 치료 효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 수술이 가장 주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암 부위가 너무 많이 퍼져있거나 환자가 수술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지만, 이는 연명 치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구강암은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으므로 너무 걱정하기보다 병원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암은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1년에 1~2번 스케일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구강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

이정우 교수|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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