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개최국 개막전 첫 패배 굴욕
첫 겨울 월드컵의 주인공인 카타르가 개막전에서 망신을 당했다.
그 어떤 약체라도 안방에서 치르는 첫 경기는 지지 않는다는 월드컵의 개최국 개막전 무패 기록도 이번 대회에서 막을 내렸다.
역대 월드컵을 살펴보면 첫 대회였던 1930년 개최국 우루과이가 페루에 1-0으로 승리한 이래 직전 대회였던 2018년 러시아 역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누른 바 있다.
그러나 카타르가 패배하면서 역대 월드컵 개최국 개막전 전적은 1패(16승6무)를 남겼고, 개최국 개막전 승률로 72.7%에서 69.5%로 떨어졌다.
카타르는 21일 카타르 도하 인근의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에콰도르에 0-2로 완패했다.
개최국 카타르는 이날 패배로 25일 세네갈과 조별리그 2차전에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월드컵 개최국으로 개막전에서 첫 패배한 카타르는 16강 티켓을 따내야 최소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에콰도르(44위)와 네덜란드(8위), 세네갈(18위) 등과 함께 같은 조로 묶였다.
카타르는 2010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이래 월드컵 성공 하나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산유국으로 막강한 자금을 자랑하는 만큼 돈을 아끼지 않고 유망한 선수를 키우고, 꼭 필요한 선수라면 귀화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 성과가 201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아시안컵 우승이었다. 당시 결승전 그라운드를 누볐던 14명이 모두 이번 대회 최종엔트리(26명)에 오르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카타르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린지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프리킥 찬스에서 카타르 골키퍼 사드 알 쉬브(알사드)가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에콰도르 골잡이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밫)에게 헤더골로 이어졌다.
카타르에 다행이라면 이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 처음 적용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에 따르면 득점에 앞서 머리로 공을 넘긴 마이클 에스트라다(크루즈 아줄)가 미세하게 카타르 수비수보다 앞서 있었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공과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이 기술은 이번 대회 판정의 공정성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의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카타르는 전반 16분 알 쉬브 골키퍼가 상대의 역습 찬스에서 발렌시아를 넘어 뜨리면서 페널티킥 판정을 받고 말았다. 결국, 선제골이 번복됐던 발렌시아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골문에 밀어넣으며 이번 대회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흐름을 빼앗긴 카타르는 전반 31분 발렌시아에게 다시 한 번 헤더골을 헌납했다. 카타르는 후반 27분 모하메드 와드(알사드)와 모하메드 문타리(알두하일)를 잇달아 투입해 추격전에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절반 가까이 비어버린 관중석이 카타르의 절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알코르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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