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반복되는 쌀 위기 벗어나려면

2022. 11. 2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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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남아돌아 모두의 고민거리다.

2000년 초반부터 쌀 과잉생산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벼 작황조사를 기반으로 쌀 과잉생산이 예측되면 알곡이 익기 전에 벼 전체(줄기+잎+알곡)를 사료로 쓸 수 있다.

쌀 사료화에 대한 경제성 문제는 쌀 보관 비용, 추가 시장격리 비용 등을 고려하고 국산 사료를 이용해 안심할 수 있는 축산물 생산에 기여하므로 상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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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남아돌아 모두의 고민거리다. 과잉생산과 소비 감소로 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45만t을 시장격리하고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5300여㏊ 줄여도 쌀값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2000년 초반부터 쌀 과잉생산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때마다 정부는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일환으로 벼를 가축 사료로 이용하는 정책을 수차례 펼쳐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만한 성과가 없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이번에도 벼를 가축 사료로 쓰도록 하겠다고 한다. 벼 사료화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그 방향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축산인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쌀은 다른 농축산물처럼 경제재라는 것을 재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쌀은 경제재가 아니라 정치재라는 정서가 짙게 깔려 있어 벼 사료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너무 크다. 그러니 쌀 사료화를 포함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이번에도 쌀에 대한 정치재 시각을 걷어내지 못하면 쌀의 위기는 반복될 것이다.

축산업에서 쌀은 만성적 사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황금알이다. 남아도는 쌀은 지금 당장 젖소·한우·돼지 등 모든 가축 사료 주원료인 외국산 옥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다. 식용벼는 논에서 가장 잘 생육하는 작물이므로 작황 여건에 따라 풀 사료로 쓰면 된다. 벼 작황조사를 기반으로 쌀 과잉생산이 예측되면 알곡이 익기 전에 벼 전체(줄기+잎+알곡)를 사료로 쓸 수 있다. 식용벼 재배는 벼농가가 이미 기계화나 재배기술 등 생산기반을 완벽히 갖춰 축산농가와 협력도 용이하다.

쌀 사료화에 대한 경제성 문제는 쌀 보관 비용, 추가 시장격리 비용 등을 고려하고 국산 사료를 이용해 안심할 수 있는 축산물 생산에 기여하므로 상쇄할 수 있다. 쌀 사료화는 논의 일정한 면적 유지에 중요하며 이는 남북통일 대비, 식량안보, 공익적·다면적 기능과 문화적 가치 향상 등의 정성적 효과를 갖고 있다.

사람이 먹는 쌀을 사료로 급여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국내외 쌀산업 환경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오히려 쌀산업을 더 위축시킨다. 21세기 소비자는 쌀을 경제재로 취급하는데 정부와 정치권은 아직도 정치재라는 20세기의 낡은 잣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먹는 쌀 갖고 대안 없는 정쟁이나 하고 있지 않은가? 반복되는 쌀산업 위기 속에서 불편한 역사적 진실은, 쌀은 경제재가 틀림없다는 것이다.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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