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정치자금 문제' 총무상 경질…한달새 3연속 사퇴에 "깊이 사과"(종합2보)

2차 추경안 국회 통과해야 하는 등 정치적 과제 고려한 것으로 읽혀
21일 오후 발표할 후임, 마쓰모토 타케아키 전 외무상으로 사실상 결정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1.12/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자금을 부적절하게 기재한 것이 발각돼 야당 중심으로 사임 압박을 받아온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공영 NHK가 20일 보도했다. 후임 인사는 오는 21일 오후 바로 발표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반쯤 데라다 총무상은 총리대신 공저를 방문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기시다 총리는 각료가 잇따라 사퇴하는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의 결정은 제2차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등 정치적 과제가 있는 것을 고려한 판단으로 읽힌다. 고물가 대책 등이 담긴 제2차 추경예산은 오는 21일부터 중의원(하원) 심의에 돌입한다.

데라다 총무상은 지난 3년 간 지역구 후원회 정치자금 보고서의 회계 책임자를 이미 사망한 사람으로 기재하는 등 정치자금을 둘러싼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또 자신과 관련된 정치 단체의 사무소 임대료를 빌딩의 일부를 소유하는 아내에게 지급한 사실이 주간지를 통해 보도됐다. 또 아내가 대표를 맡은 정치단체가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인건비로 보상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야당은 경질을 요구해왔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내에서도 올해 2차 추경 예산안 심의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어 기시다 총리로서 (데라다 총무상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전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 순방 기자회견에서 데라다 총무상의 거취에 대해 “어떻게 할지 총리로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자금을 부적절하게 기재한 것이 발각 된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이 제출한 사임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공영 NHK가 20일 보도했다. 후임 인사는 오는 21일 바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21일 후임을 발표한다고 보도했지만, 교도통신과 NHK는 기시다 총리가 마쓰모토 타케아키 전 외무상을 총무상에 기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쓰모토 전 외무상은 효고현에서 8차례 중의원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1년 민주당 정권에서 외무상을 지냈고 2015년 안전보장 법제에 관한 의견차로 탈당해 자민당에 합류했다.

한편 데라다 총무상이 낙마하면서 한 달 사이에 3명이 사임하는 등 인사 상의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과의 접점이 확인되면서 결국 사임했고, 하나시 야스히로 법무상은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에 도장을 찍어야만 톱 뉴스에 나온다'고 경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경질된 데 이어 데라다 총무상까지 사임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데라다 총무상의 의혹이 계속 부상하면서 야당뿐만 아니라 집권 자민당으로부터도 사임론이 분출했다"며 "듣는 힘이 장점이라고 한 총리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고 분석했다.

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