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유·콩기름 18% 더 많이 짜낸다
경작지 줄여 환경파괴 감소 기대
생명공학을 이용해 콩이나 해바라기, 유채 등에서 최고 18% 더 많이 기름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은 최근 식물 내부에 있는 단백질의 구조를 바꿔 더 많은 기름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식물에 있는 ‘WRI1’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과학계에서 식물성 기름의 축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수십년 전에 알려졌는데, 연구진은 이번에 단백질 내 분자 구조를 찍는 데 처음 성공했다.
WRI1은 식물이 조직 내부에 담을 수 있는 기름의 양을 제한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생명공학적인 기법을 통해 이 장벽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자동차로 따지면 연료탱크의 크기를 키운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성질을 바꾼 WRI1을 식물에 주입했더니 씨앗에 들어 있는 기름 함량이 최고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식물성 기름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식용으로 널리 쓰일 뿐만 아니라 윤활유와 세제에 들어가고, 바이오연료 등에 활용된다. 지난해 세계 식물성 기름 시장의 규모는 2414억달러(약 323조원)에 달했는데, 2027년에는 3241억달러(약 434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연구진은 향후 식물성 기름을 만들기 위한 경작지의 면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씨앗 한 개당 뽑아낼 수 있는 식물성 기름의 양을 늘리면 그만큼 경작지 면적을 줄여도 되고, 그렇게 되면 경작지를 마련하기 위한 숲 훼손 같은 환경파괴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를 주도한 가오 용구이 난양공대 교수는 대학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는 유엔이 제기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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