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코로나 감염 확산 상황 맞은 베이징
6개월 만에 사망자 공식 발표
중국 당국, 방역 완화 시험대
중국 수도 베이징의 감염 확산세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과학화·정밀화를 앞세워 점진적인 방역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0일 0시 기준으로 베이징 전역에서 모두 621명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19 발생 지역 주민들의 유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철통 방역을 유지해 온 베이징에서 일일 감염자 수가 600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이날 신규 감염자 수는 전날(503명)보다도 100명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베이징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도시가 준봉쇄 상태에 있던 지난 5월에도 하루 100명 안팎에 불과했으며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대 두 자릿수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100명대를 넘어선 이후 200명대에서 300명대, 400명대로 급격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19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3일 양성 판정을 받은 87세 남성이 당초 경미한 폐렴 증세를 보이다 패혈증 쇼크와 기저질환 악화로 숨졌다고 밝혔다. 중국 방역 당국이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를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상하이 봉쇄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중국 정부가 최근 해외입국자와 밀접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등 방역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방역 정책 조정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베이징시는 급격한 감염 확산에도 정부가 정밀한 방역을 강조함에 따라 아직까지 지난 5월과 같은 도시 전체에 대한 준봉쇄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감염자가 많은 차오양(朝陽)구 등 일부 지역은 음식점의 매장 영업을 중단시키고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감염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방역 당국은 주민들에게 베이징 내 지역 간 이동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방역 통제 조치가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것을 피하면서 정밀한 방역 조치로 감염을 조기에 차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향후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방역 상황은 중국의 방역 정책에 있어 또 하나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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