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전면전 이후…용산 로비에 '가벽' 설치

출입기자와 비서관 말다툼
대통령실 "심각하게 보고 있다"
尹, 23일 첫 수출 전략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해 기자들과 문답(도어스테핑)을 하는 1층 정문 앞 일부 공간이 가벽으로 막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지난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때 일부 출입기자가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면서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무단 촬영임을 알렸음에도 촬영은 계속됐다.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당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말다툼을 벌인 직후에 취해진 조치라 소통을 차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수위원회 때부터 내세웠던 '용산 대통령실 시대' 개막을 통한 소통 활성화 등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기자실이 대통령 집무실(2층)과 바로 맞닿은 1층임을 강조해왔다.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제 두꺼운 나무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가려지면서 기자들은 출입문을 볼 수 없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MBC 기자와 비서관 간 다툼이 이번 가벽 설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지난주 금요일(18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거나 폐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23일 첫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지난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26개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 체결이라는 성과를 낸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차원이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