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6년만에 … 韓영화, 中 OTT 뚫어
현지 플랫폼 '텅쉰스핀'에 공개
尹·시진핑 첫 정상회담 맞물려
문화콘텐츠 개방 여부에 관심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한국 영화가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가동된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 15일 윤석열 정부의 첫 한중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한한령이 대폭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0일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강변호텔이 텅쉰스핀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11월 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영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중국대표처 수석대표는 "(사드 한한령이 가동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제작 또는 개봉된 한국 영화가 텐센트, 유쿠, 아이치이 등 중국 주요 OTT 플랫폼에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한령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에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일부 변화가 포착됐다.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2020년작 '오! 문희'가 지난해 12월 중국 본토에서 개봉한 것이다. 한한령 이후 중국에서 상영된 첫 한국 영화였다. 다만 이후 한국 영화의 추가 개봉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한한령 완화 움직임은 더 빨랐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올해 2월 중국 광전총국(방송 규제당국)으로부터 방영 허가를 받았다. 한한령 이후 심의를 통과한 첫 한국 드라마였다. 이후 '인현왕후의 남자' '또 오해영'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태원 클라쓰' 등 총 13편의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서비스됐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당국은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빗장을 완전히 열지 않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한한령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국민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한중정상회담과 맞물려 한국 영화가 중국 OTT에서 6년 만에 공개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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