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매혹의 걸작들] 황금술잔에 담긴 그리스신화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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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팔에서 나뭇가지가 돋아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에는 이런 장면이 새겨진 '황금 술잔'도 있다.
금 세공인이자 판화가인 요한 안드레아스 텔로트는 17세기 말 이 잔을 만들면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아폴로와 다프네의 비극적 이야기를 부조로 새겨넣었다.
신화에 따르면 태양신 아폴로는 큐피드의 황금 화살에 맞아 님프 다프네에게 한눈에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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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등 보석 곳곳 박혀있어
여인의 팔에서 나뭇가지가 돋아난다.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바뀐다. 그녀는 두 다리가 땅에 박힌 채 나무가 되고 있다. 그 옆에선 한 남자가 여인을 향해 다급하게 손을 뻗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에는 이런 장면이 새겨진 ‘황금 술잔’도 있다. 그 기이한 모습이 잔에 박혀 있는 루비, 에메랄드, 토파즈, 다이아몬드 등과 어우러져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금 세공인이자 판화가인 요한 안드레아스 텔로트는 17세기 말 이 잔을 만들면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아폴로와 다프네의 비극적 이야기를 부조로 새겨넣었다. 신화에 따르면 태양신 아폴로는 큐피드의 황금 화살에 맞아 님프 다프네에게 한눈에 반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싫어하게 만드는 큐피드의 납 화살에 맞은 다프네는 아폴로를 피해 달아난다. 아폴로가 다프네를 따라잡은 순간, 다프네의 아버지 페네오스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월계수 나무로 만들어버린다.
정교하게 새겨진 신화 속 한 장면은 호화로운 잔의 품격을 한층 높인다. 술잔 뚜껑에는 아폴로가 다프네를 짝사랑하기 이전의 모습도 함께 조각돼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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