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대신 받은 부동산·주식 1조3782억 물납재산 안팔려

김정환 2022. 11. 20.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헐값 매각에 498억 세금 손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물납재산 가운데 매각되지 않아 세입으로 들어오지 못한 돈이 1조3782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매각 차익으로 인한 수익이 낮거나 심지어 손해를 보고 판 사례도 많은 것으로 분석돼 정부가 물납재산 가치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물납재산 규모는 수납가액 기준 총 2조2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매각되지 않은 재산은 부동산 4710억원, 증권 9071억원 등 총 1조3782억원에 달한다.

물납이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으로 납부해 인정받는 제도다. 물납받은 자산이 세입에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자체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한 후 매각 절차를 거쳐 현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물납 가치 대비 매각대금은 -498억원으로 조사됐다. 물납으로 받은 가치에 비해 대금을 제값에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매각대금 손실은 고스란히 세금 손실로 이어진다"며 "국세 물납 징수는 국세청이 담당하고, 물납 처분은 기재부가 담당하는 행정으로 인한 재정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국유재산 매각 효율성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2007~2018년 국유지가 민간에서 사고판 땅과 비교해 약 18~23%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고 분석했다. 국유지 매각 전수 자료 약 19만건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토지 매각 자료 약 730만건을 조사한 결과다.

오지윤 KDI 부동산연구팀장은 "국유지가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으니 지나치게 많은 수의계약 예외 규정을 합리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유부동산에 대한 효율적 사용을 강화하고 중장기 관리 체계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정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