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신천지 교인 10만명 모인 행사 열려…“이태원 참사 엊그제인데” 비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20일 대구에서 10만명이 넘는 교인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행사에 대한 안전사고와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 강행된 행사에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날 경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신천지측은 이날 정오쯤부터 오후 3시까지 대구스타디움에서 신천지 신도 113기 수료식을 열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신도들이 버스와 헬기 등을 이용해 행사장을 찾았다. 수료생은 10만60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신천지 교인들을 향해 “신천지 교리를 다시 확인하라” 등이라고 외쳤지만 경찰이 중재에 나서면서 두 집단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행사와 관련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고, 최근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만큼 큰 규모의 행사가 열리는 게 적절했느냐고 지적했다.
두 아이와 함께 대구스타디움을 찾았다는 박성호씨(43)는 “인근 공원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려고 했는데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면서 “참사가 발생한 게 엊그제인 것만 같은데 수십만명이 모이는 행사를 허가하는 게 조금은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민 서모씨(32)도 “대구는 특히 신천지 교인 때문에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홍역을 치른 곳”이라면서 “시민 감정을 생각해서라도 행사를 불허하는 게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18일 시의회 2층 간담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가 신천지 예수교회의 종교행사 장소로 대구스타디움 대관을 허가한 것으로 비판했다. 시의원들은 행사 취소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시점이고 이태원 참사가 난지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종교 집회가 적절한지 여부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며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찾지 못해 대관을 허락해 주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대민 행정이 어찌 감정으로만 처리 할 수 있겠느냐”며 “잘 대처하겠다”고 언급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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