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대통령 손녀 백악관서 웨딩마치
백악관 결혼식은 역대 19번째
비용은 바이든 일가가 지불
예식 비공개에 기자단 항의도
바이든은 80번째 생일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내외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나 모처럼 백악관에서 환하게 웃었다. 손녀인 나오미 바이든(28)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나오미의 신랑은 세 살 연하인 피터 닐이다.
변호사인 나오미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과 첫 번째 부인의 딸이다. 닐은 와이오밍주 잭슨홀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 졸업생이다. 그는 현재 조지타운대 국가안보법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에 만나 작년 9월 약혼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나오미가 성장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자신을 위해 놀라운 삶을 개척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나오미가 남편으로서 닐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고, 그를 우리 가족으로 맞게 돼 영광"이라며 "해가 갈수록 사랑이 깊어지고 웃음이 가득한 날을 보내길 기원한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결혼식은 쌀쌀한 날씨 속에 하객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남쪽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진행됐다. 결혼식 직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가족을 위한 오찬이 열렸다. 이날 밤엔 같은 장소에서 디저트와 춤이 있는 파티가 열렸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모든 행사를 주재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일가가 결혼식 비용을 직접 지불한다고 밝혔다.
이들 결혼식은 언론에 비공개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나오미와 닐이 언론 비공개를 요청했고,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취재단은 이러한 결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취재 거부는 실망스럽다"며 "공인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적 장소인 백악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 손녀가 백악관에서 결혼한 것은 처음이지만 백악관이 결혼식장으로 사용된 것은 벌써 19번째다.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의 처제 루시 페인 워싱턴이 1812년 역대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이후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의 딸과 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의 딸,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딸 등이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버 클리블랜드 22대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결혼(1886년)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속 백악관 사진사인 피트 수자가 2013년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오미 결혼식 다음 날인 20일 80번째 생일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의 고령인 나이가 부각되는 점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나오미 결혼식이 바이든 대통령 생일과 같은 주말에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를 강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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