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MBC 기자-비서관 설전, 매우 심각하게 보고있다”[종합]

2022. 11. 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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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진 가벽이 들어섰다.

'가벽 설치로 대통령이 언론과 격의없이 소통하겠다는 용산 시대의 의미가 상당부분 바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대통령이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도어스테핑을 통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도어스테핑 폐지나 중단을 말씀드린 적 없고 그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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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 공간에 가벽 설치…“보안상 필요성”
1층 로비, 천정부터 바닥까지 나무 합판으로 막아
“가벽 설치, 외빈 무단 촬영 탓…도어스테핑과 무관”
“외교 등 비공개 일정 필요…모든 상황 노출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진 가벽이 들어섰다. 해당 공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할 때 언론과 약식문답(도어스테핑)을 하는 곳이다.

대통령실은 “보안상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설전을 벌인 직후라 대통령실의 소통의 공간을 좁히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가벽 설치에 대해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에게 완전히 오픈돼있다”며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러다보니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윤 대통령과 기자들은 1층 로비에서 도어스테핑을 진행해왔다. 건물 내와 로비 사이에는 유리벽이 존재했고, 기자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로비 공간으로 나가 대통령과 도어스테핑을 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에 바닥부터 천정까지 모두 막는 가벽을 설치하면서 청사 안쪽에서는 아예 출입문을 볼 수 없게됐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벽 설치는) 경호상 보안 이유도 존재하고, 여러 가지 어떤 한쪽에서의 뭘 막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보안상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가벽 설치가 지난 18일 발생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말싸움과 연관이 있나’란 질문에는 “직접 연관돼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설전에 대해서는 “지난주 금요일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애정을 가졌는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중요한 국정운영의 자리에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을 대신해 와 계신 거고, 국민을 대신한 질문에 대통령도 가장 진솔하게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계속 봐왔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도어스테핑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를 포함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다”고 했다. 향후 도어스테핑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가림막 가운데로 뚫린) 문 설치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가벽 설치로 대통령이 언론과 격의없이 소통하겠다는 용산 시대의 의미가 상당부분 바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대통령이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도어스테핑을 통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도어스테핑 폐지나 중단을 말씀드린 적 없고 그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재차 언론공지를 통해 “지난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며 “특히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무단 촬영임을 알렸음에도 촬영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며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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