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GKL … 대한민국 대표 카지노 전문기업 도약할 것"

신익수 2022. 11. 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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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시 태어나는 재도약 원년으로
외국인카지노 점유율 절반까지 늘려
외국계 진입은 시장 파이 커지는 기회
열정 신바람 경영으로 GKL에 새바람
GKL 취임 1년 김영산 사장 <이승환 기자>

확, 달라졌다. 놀라울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복지부동' 엔데믹을 선언하며 혁명적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가 김영산 사장이다. 행정고시 31기 출신. 문화체육관광부 핵심 요직과 한국카지노관광협회 부회장을 거치면서 김 사장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열정'과 '기발함'이다. 1시간여 이어진 인터뷰. 번호순으로 질문을 스스로 해가며 답변까지 쉴 틈 없이 토해낸다. 기자가 겨우 끄집어낸 말은 '네, 맞네요, 그렇죠'라는 추임새 정도. 과연 열정의 아이콘, 김영산 사장답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카지노 전문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거다. 조심스럽지 않았나.

▷그게, 꼰대 생각이다. 카지노가 음지의 산업이고, 음습하다는 이미지가 이미 바뀌고 있다. MZ세대들이 대표적이다. 영건들은 게임이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착안했다. 예전까지 GKL은 '도심형 관광의 상생 파트너' 정도의 수식어를 달았다. 도무지 정체성을 가질 수 없는 네이밍이다. 젊은 직원들과 수차례 얘기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카지노 전문기업'이다. 양지의 게이밍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거다. 기존 서울 남산 힐튼 영업장을 용산 드래곤시티호텔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통창 구조를 카지노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간도 법인도, 그렇다. 정체성 자체가 모호하면 변화 시도조차 헷갈린다. 정체성이 제대로 서야 확실한 변화가 가능하다. 공기업 GKL은 카지노 기업이지만, 사실 정체성 자체가 모호했다. '도심형 관광의 상생 파트너'라는 두리뭉술한 슬로건을 썼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공기업 특유의 눈치 보기인 셈이다. 김 사장은 잘라 말한다. 제대로 된 정체성을 정해야, 거기서부터 변화가 가능하다고. 그게 '카지노 전문기업'이다.

-최근 새로운 경영 정책과 경영 목표를 발표했다.

▷리본(REBORN). 아예 키워드를 정했다. 재탄생, 재도약의 중의적 표현이다. 첫 알파벳 R는 리스타트(Restart)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매출 회복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다. 리본은 △윤리 준법 경영 실천(Ethics)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Between) △관광산업 회복 지원(Overcome) △사회적 책임실현(Responsibility) △K뉴딜 선도(New Deal)를 통해 구체화된다.

-팬데믹 충격파는 메가톤급이었다. 매출 회복세는 진행이 되고 있나.

▷내년 매출 목표는 36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는 적자도 상당폭 줄었다. 큰손들이 몰려 있는 중국 시장이 닫혀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성적표다. 후년 목표는 4000억원까지 본다. 엔데믹 상황을 봐야겠지만 2027년까지 중장기 목표는 매출 5000억원이다. 매출 신장뿐만 아니라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양손잡이 경영을 꾸준히 이어가겠다.

▶▶기업의 근간은 수익 창출이어야 한다는 게 김영산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GKL이 공기업이기 이전에 하나의 기업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회공헌 같은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이익이 나야 할 수 있는 법이다. 작년 부임하면서 '소통'이니 '신바람'이니 하는 특유의 에너지 기반 경영을 하려 했지만, 일단 영업력 회복에 포커스를 맞추고 뛰고 있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다. 30%대에 불과했던 외국인 카지노 시장 점유율이 최근 40%대 중반까지 치고 올라왔다.

-외국계 인스파이어가 가세하면서 영종도 카지노 클러스터가 구체화하고 있다. 위협은 되지 않는가.

▷예전 파라다이스시티가 오픈할 때 매출 감소율은 1%대에 불과했다. 외국계 인스파이어가 오픈해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파이가 커지는 면을 봐야 한다. 외국인 카지노 시장 전체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동북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클러스터가 영종도에 제대로 형성되면 이 파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요즘 역점을 두는 시장은.

▷틈새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 국적의 VVIP들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통계만 봐도 그렇다. 여기서 나온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교환한 금액)이 무려 4,903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1,991억원 수준이었으니, 2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직원들이 많이 힘들 것 같다. 감정노동의 강도로 따지면 가장 힘든 업종이기도 한데.

▷감정노동 지원 제도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이 우리 회사(GKL)다. 아무리 VIP라도 진상을 부리면 즉시 당일 퇴장을 명령하는 원액션 아웃제도도 GKL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3개 영업장 전면 금연제뿐 아니라 △체어 테라피 △헬스케어 센터 △힐링캠프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한다. 2020년에는 노사 갑질근절 공동 선언문까지 선포했다.

-소외계층 지원사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가.

▷GKL 설립 이후 1000억원이 넘는 돈이 사회공헌에 투입됐다.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민간기업 디스에이블드(This Abled)와 함께하는 발달장애예술인 그림 공모전은 수상 작가 전원에게 정규직 및 프리랜서로 일할 기회를 준다. 대한안마사협회와 협업 중인 '세븐럭 안마테라피(헬스키퍼)'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전일제 일자리 모형 창출로 평가받은 사회공헌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요즘 중점을 두고 있는 지원사업은 한민족 여행 테라피다. GKL사회공헌재단이 국내 거주 중인 한민족 동포들을 대상으로 역사 탐방과 지역 관광을 지원한다. 올해는 이주여성 가족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의미가 있는 이런 지원사업을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

▶▶경영철학을 물었더니 "그런 건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답이 날아든다. '회사가 적자다, 흑자 달성을 위해 자신은 수건을 쥐어짠 것밖에 없다, 철학은 없다'는 식이지만, 아니다. 이미 GKL직원들은 그의 보이지 않는 긍정 에너지에 흠뻑 젖어들고 있다. 공기업답지 않게 사내 데시벨이 올라가고, 웃음 소리가 자주 들린다. 뛰면서 몸소 보여주는 김 사장만의 신바람 경영이다. 그가 사진 촬영을 끝내고 먼저 자리를 뜨는 사진기자에게 한마디를 보탠다. "뽀샵(포토샵), 알지? 주름살 좀 잘 잡아주고." 딱딱한 이미지의 공기업. 김 사장은 그 속에 에너지 넘치는 '신(新)'바람을 솔솔 불어넣고 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김영산 사장은△1963년생 △한양대 행정학과 석사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예술행정학과 석사 △행시 31회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 원장 겸 영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상근부회장 △2021년 9월~ GKL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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