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괴물 ICBM'까지 쏜 북한의 핵질주와 '혁명전통'

김문경 2022. 11. 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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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9시 북한 조선중앙TV의 첫 방송화면은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한다.

특히 혁명전통은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에도 계승발전 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을 보면 북한의 핵개발은 이른바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과거 항일유격대 시절부터 북한에 내재된 '혁명전통' 사상을 보면 북한이 '생존' 때문에만 핵을 개발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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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전경, 매일 아침 9시 북한 조선중앙TV 첫 방송화면. 출처 : YTN

매일 아침 9시 북한 조선중앙TV의 첫 방송화면은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한다. 백두산은 '혁명의 성산'으로 표시돼 있다. 북한은 백두산이 과거 김일성 항일유격대의 거점이었다고 주장해 왔고, 이른바 '혁명'도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밝히고 있다. 김정은 일가를 '백두혈통'으로 묘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은 최근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들이 백두산을 찾은 것을 소개했다. 조중TV는 이와 관련해 "조선 혁명의 핏줄과도 같은 백두의 혁명전통 혁명정신으로 더 억세게 무장하자"고 강조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혁명'은 공산주의의 완성을 일컫는다. 여기서 또 눈에 띄는 것은 '혁명전통 혁명정신'이다. '혁명전통'이란 말은 남북대화가 활발히 진행되던 때도 끊임없이 강조됐다.

북한은 1956년 3차 당대회에서 '혁명전통'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후 조선노동당출판사가 1987년 발간한 '영광스러운 우리당의 혁명전통'이란 책을 보면 '혁명전통'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혁명전통'에 대해 "당과 혁명의 뿌리로, 혁명의 피줄기로, 혁명의 만년초석으로 되는 재부(가치있고 소중한 것)"로 규정하고 있다.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들의 백두산 방문. 2022년 11월 14일 방송, 출처 : YTN
북한의 최고 권부인 조선노동당 규약 속에도 '혁명전통'이 녹아있다. 2021년 개정된 당 규약을 보면 "당은 항일 혁명투쟁 시기에 창조되고 발전 풍부화된 주체의 혁명전통을 고수하고 계승 발전시킨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위 책에서 북한은 '혁명전통'을 이어나가고 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장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핵'은 결국 혁명을 위한 무장투쟁의 한 수단이 된다. 특히 혁명전통은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에도 계승발전 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을 보면 북한의 핵개발은 이른바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기존의 시각, 즉 북한이 핵보유를 추구하는 이유가 '국가의 생존'만을 위한 것이냐에 의문이 들 수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방어 개념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각종 미사일을 쏘아대며 자신이 핵을 개발하는 모든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바깥에서 저렇게 위협을 해대니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없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고도화한다는 논리다.

북한이 발사한 '괴물 ICBM 화성-17형', 출처 : YTN
그러나 과거 항일유격대 시절부터 북한에 내재된 '혁명전통' 사상을 보면 북한이 '생존' 때문에만 핵을 개발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혁명의 완성을 위해 전통을 끊임없이 이어가기 위한 방안이 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 배경에는 외부의 위협보다 팽창을 위한 오래된 신념 즉 혁명전통을 따르는 이념적 요소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찌됐든 '생존'과 '혁명전통'이 결합된 북한의 핵은 북한 스스로 비핵화를 선택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대를 이어 무한히 추구된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외부세계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공산주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혁명전통을 포기할 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괴물 ICBM'을 발사한 장면을 공개하며 "후대의 웃음과 꿈을 위해 핵병기들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국제규범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정상국가도 아니어서 어느 정도의 압박이 비핵화를 유인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른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딜레마이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지속할수록 '공포의 균형' 차원에서라도 남한의 핵무장 압력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김문경

통일외교안보부장

(mkkim@ytn.co.kr)

YTN 김문경 (mk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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