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논란에 ‘병아리 치킨’ 불만까지…교촌 수난시대

이상현 2022. 11.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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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영업이익, 전년보다 79.66% 감소
‘배달비 주범’ 낙인…월드컵 특수 볼까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치킨 10개 브랜드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등을 조사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촌은 병아리 치킨.”

최근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의 제품 중량이 다른 주요 브랜드보다 훨씬 적다는 내용을 보도한 한 기사에는 이같은 베스트 댓글이 달렸다. 소비자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기업인데 어쩌다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실추됐을까.

부진한 3분기 실적…“물가 때문”이라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9.66%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4.24% 감소해 125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79.40% 줄어 23억원에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 점쳤던 교촌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446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등이었다. 교촌 측은 “소비침체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부담 영향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낙폭은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기업의 실적에는 대내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보다 수요 급감이 직격탄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시장의 급성장으로 수혜를 입었으나, 배달비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교촌은 3분기 초였던 지난 7월 배달비 인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가맹점이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한 것인데 이 때문에 대표메뉴 ‘교촌 오리지날’ 한 마리(1만6000원)를 주문하면 치킨값의 25%가 배달비로 추가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교촌이 국내에 처음으로 ‘배달비’ 개념을 공식화했단 점도 재점화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교촌은 지난 2018년 5월 ‘배달비 2000원’을 공식 도입한 브랜드다. 기존에도 일부 사업장이 여건에 따라 받기도 했지만, 기업 차원에서 공식화한 건 교촌치킨이 최초였다.

교촌에프앤비 로고. [사진 제공 = 교촌에프앤비]
배달 줄고 닭 크기 논란…“역성장 우려”

홈플러스가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당당치킨을 출시한 뒤로는 교촌 등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더 커졌다. 고물가 속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3개월 새 배달앱 이용자 수가 170만명이 감소했을 정도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396만7030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 7월 31일(568만1364명)과 견주면 171만여명(30.2%)이 감소한 수준인데 아이폰 등 iOS 이용자를 더하면 실제 낙폭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앞선 누리꾼 댓글을 등장케 한 ‘닭 크기 논란’까지 확산하고 있다. 교촌치킨이 주요 프랜차이즈 10개 브랜드 중 가장 제품의 용량이 적다는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

한국소비자원은 10개 브랜드, 24개 제품을 간장·마늘맛, 매운맛, 치즈맛 등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교촌치킨의 간장맛 메뉴(교촌 오리지날)가 625g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량이 가장 많은 네네치킨 매운맛 메뉴(쇼킹핫치킨, 1234g)와 2배 가까운 차이다.

뼈를 제거하고 먹을 수 있는 부분만 따진 ‘가식부 중량’도 결과가 같다. 가장 중량이 많은 건 네네치킨의 쇼킹핫치킨(1085g)이고, 가장 적은 건 교촌치킨의 교촌오리지날(495g)이었다.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교촌은 카타르 월드컵이 목전으로 다가온 만큼 스포츠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부진했던 3분기 실적을 만회할 만큼 매출이 호조일지는 미지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교촌은 올 한 해 매출액 5285억원, 영업이익 216억원, 당기순이익 1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매출은 1년 전보다 4.1% 늘어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47.3%)과 당기순이익(-47.5%)이 역성장할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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