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JY네트워크' 재가동 속도…해외 출장도 임박했나

신건웅 기자 2022. 11.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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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복권 후 빌게이츠 손정의 등 연이어 만나…부산엑스포 유치 지원도
빈 살만과 인연도 재부각…해외출장 후보 동남아 日 美 중동 거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2022.11.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시계가 빨라졌다. 회장 취임 이후 현장 경영과 미래 사업 전략 논의를 비롯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이른바 'JY 네트워크' 재가동까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인은 물론 세계적인 정·관계 리더들까지 릴레이 만남을 가졌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만간 해외 출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와 일본, 미국, 중동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캡쳐) 2022.1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총수들과 함께 방한 중이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회를 가졌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 시티'와 관련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방한 때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남을 가졌었고, 같은 해 사우디에서도 인연을 이어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미스터 에브리띵(Mr. Everything)'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강력한 권한을 표현한 말이다.

이 회장은 또 8.15 복권 직후인 8월 16일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시작으로 9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Laurentino Cortizo) 파나마 대통령,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 지난달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과 연이어 만났다.

이달에는 빈 살만 왕세자 외에도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를 둘러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피터 베닝크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2.6.15/뉴스1

폭넓은 'JY네트워크'는 삼성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는 항상 'JY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며 장기간 계약이 대부분이고,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약속(commitment)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대규모 5G 장기계약, 2021년 NTT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 이들 통신회사의 CEO와 직접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켰다.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 회장과 디시 회장은 산행을 하며 사실상의 협상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서는 인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또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 국내 조기 도입에도 기여했다. 당초 지난해 3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3월부터 백신 50만명분이 조기에 도입돼 팬데믹 극복에 큰 힘이 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030년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 외교관'도 수행하고 있다.

'JY네트워크'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삼성이라는 기업 이미지도 있지만 이 회장이 쌓은 신뢰가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 회장의 해외 출장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과 일본, 미국, 중동 등이 고려된다.

베트남 등 동남아는 매주 진행 중인 재판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하노이에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 중인 점도 출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이 회장이 베트남에 방문하면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가까운 일본도 출장 후보지다. 특히 이 회장은 일본 쪽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지난 2019년 9월에도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2019 일본 럭비 월드컵'에 초청된 바 있다.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미국과 네옴 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중동 역시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어디를 가든지 중요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며 "출장을 위한 내부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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