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 한파에 삼성·LG, 월드컵·블프 ‘더블 특수’ 총력전

김민국 기자 2022. 11.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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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출하량 감소와 재고 급증에 골머리
할인·사은품 증정 등 판매 유도 열 올려
“상반기 실적 하락, 연말 특수로 만회 나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TV 구매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TV 수요 급감으로 두 기업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는데, 연말 성수기를 맞아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2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 시기가 맞물린 올 연말을 맞아 TV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할인과 사은품 증정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는 고화질 TV로 경기를 시청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블랙프라이데이 또한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업계 대목으로 여겨진다. 이번엔 개최국인 카타르의 더운 날씨로 인해 이례적으로 월드컵이 예년보다 늦은 11월에 열려 블랙프라이데이 시기와 겹치게 됐다. 두 업체가 이 시기를 주요한 기회로 삼고 T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LG베스트샵,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를 비롯한 각종 양판점에서 11월 한 달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TV 등을 구매하면 적립금을 두 배로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400만원의 적립금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대형마트 가전매장에서 TV업체들이 월드컵과 관련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시에 주요 가전 시장인 미국에선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노린다. LG전자는 현재 미국 현지 홈페이지에서 OLED TV를 450달러(약 60만원)에서 최대 1700달러(약 228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도 큰 폭으로 할인한다. 회사는 83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을 기존 대비 1500달러(201만원)를 할인한 4799달러(643만원)에, 77인치 올레드 TV는 1200달러(160만원)를 할인해 2099달러(281만원)에 판매 중이다. 86인치 QNED 8K 모델도 출하가 대비 40% 가까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을 할인해주고 사은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TV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이나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게임 환경에 특화된 TV를 구매하면 엑스박스(Xbox) 컨트롤러를 지급하는 행사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업체가 연말 특수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해 지속된 TV시장의 불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2억479만대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올해 최초 전망치인 2억879만대에서 400만대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TV 업체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VD사업부가 포함된 가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2500억원으로 발표했다. LG전자도 HE(TV·오디오사업부문) 사업본부가 올해 554억원 적자를 입어 2분기보다 손실을 키웠다고 밝혔다.

업체는 늘어나는 재고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상반기 52조922억원과 비교해 10%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재고자산이 11조207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상반기 대비 15.7% 늘어났다.

다만 업계에선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이번 연말도 극적인 판매율 상승을 바라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번 연말 특수 시기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긴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업체들은 상반기에 있었던 TV 판매율 하락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여러 방식의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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