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경민 KT SAT 대표 “위성에 AI 더한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 공략… 스타링크와도 협업 논의”

박성우 기자 2022. 1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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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조명 불빛 찍어, 지역 경제력 분석
위성에 KT 역량 접목…스페이스 데이터 ‘선점’
“재해·재난 시 국가 통신 백업망 위성 필요”
“UAM 등 6G 시대, 위성통신 필수 기술”
송경민 KT SAT 대표. /KT SAT 제공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인공위성을 보유한 KT SAT(샛)이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스페이스 데이터는 위성에서 촬영한 지구 관측 영상·이미지 등 우주를 통해 오가는 다양한 정보를 의미하는데 항공우주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KT SAT은 KT그룹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접목해 사업 영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송경민 KT SAT 대표는 지난 18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50년간 위성을 운영해온 KT SAT의 경험과 KT그룹의 AI, 빅데이터 역량을 접목해 글로벌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스페이스 데이터를 국토·자원 관리, 재해·재난 대응 등 공공 분야는 물론 농업, 금융, 부동산, 물류, 환경 등 민간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유류 탱크에 비축한 석유량을 촬영해 1~2주 후 가격을 예측하거나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또 바람의 방향을 측정해 산불 진화에 적용할 수 있고, 도시의 전등 불빛을 촬영해 지역 경제력을 분석할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위성 이미지 데이터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59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167억달러(약 21조원)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송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일본 재해에서 본 것처럼 재해·재난 상황에서는 지상 통신망이 단절될 수 있어, 국가 재난 백업 통신망으로 위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위성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가 위성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민간으로부터 서비스를 구매하는 형태로 국가가 위성 사업자의 적극적인 고객이 돼야 한다”고 했다.

KT SAT은 전 세계의 60%를 커버하는 5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보유·운용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국가에 데이터, 방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KT SAT 금산위성센터 위성안테나 전경. /KT SAT 제공

一 KT SAT 보유 위성, 커버리지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KT SAT은 전 세계의 60%를 커버하는 5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보유·운용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국가에 데이터, 방송, 마리타임(Maritime), 스페이스 데이터(Space data)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40대 이상의 대형 안테나와 최첨단 지상 설비를 갖춘 금산위성센터를 비롯해 용인, 천안, 대전, 싱가포르 등 국내 및 해외 위성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一 국내외 주요 사업 현황을 소개해달라.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정부 주도의 보편적 통신서비스(USO)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며 동남아 대표 위성사업자와 장기 계약 체결 등을 통해 방송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사업은 주로 군·정부 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대전 양상이 네트워크 중심 전장(NCW) 체계로 변화하면서 국가 비상통신망 등 위성 백업과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한국형 항공위성서비스(KASS) 구축 사업과 관련해 KASS 1~2호기 개발 사업에 모두 참여했다. 지난 6월 KASS 1호기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호기 임차 계약도 수주해 위성 제작 단계 중이다.”

一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에 위성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6G 시대 신성장 분야로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선박 등 모빌리티가 주목받고 있다. 지상망이 커버가 되지 않는 지역에서 위성을 활용한 6G 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T와 KT SAT은 그룹 차원에서 모빌리티 분야를 집중 발굴하고 있으며, 현대차, 대한항공 등과 UAM 컨소시엄을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

一 최근 공개한 ‘다중궤도 위성사업 전략’이 무엇이며, KT SAT 독자적으로 가능한가.

“다중궤도 위성사업은 정지궤도(GEO) 위성뿐만 아니라 저궤도(LEO), 중궤도(MEO)와 같은 비정지궤도 위성시스템을 아우르는 융합 위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말한다. 위성시스템은 종류별로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정지궤도 위성은 커버리지가 넓고 저궤도 위성은 저지연성(low latency)이 장점이다.

KT SAT은 GEO, MEO, LEO 위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세 가지 위성 자원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과 매니지드 서비스(다중궤도위성 운영)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MEO 위성 확보를 위해 ‘만가타 네트워크’라는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LEO 위성은 글로벌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 등을 논의하고 있다.”

一 다중궤도 위성을 확보하려면 비용과 발사체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성을 소유해야만 위성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고객이 충분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면 자체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고객 수요가 적을 경우는 타 사업자의 위성 용량을 임차해서 사용하는 것이 효율이다. KT SAT은 원스톱 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一 KT SAT이 말하는 ‘하이브리드 전송’은 무엇인가.

“하이브리드 솔루션은 KT그룹이 특허받은 기술로 단순 스위치 오버(switchover)가 아니라 다수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해 하나의 끊김 없는 통신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롱텀에볼루션(LTE)망 20Mbps와 위성망 5Mbps 동시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스위치 오버는 주회선인 LTE망을 우선 사용하고, LTE망이 끊겼을 때 예비회선인 위성망 5Mbps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최대 20Mbps~최소 5Mbps로 통신이 제공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솔루션은 LTE와 위성망 25Mbps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25Mbps~최소 5Mbps로 제공되어 고객에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 통신망이 바뀌는 순간 신호가 끊기는 순단 현상이 없어, 재난망 등 중요 회선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그리스 위성사업자 헬라샛(Hellasat)과 함께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一 위성 사업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적 사업이다. 필요한 정부 정책은 무엇인가.

재난 상황을 대비해 지상망의 통신 백업으로 위성망을 국가 중요 통신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일본 재해처럼 재해·재난 상황에서는 지상통신망이 단절될 수 있어, 위성망이 백업 통신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위성 사업은 궤도, 주파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해외 사업자와 치열한 경쟁이 요구된다. 국내 위성 통신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인도, 인도네시아처럼 자국 사업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민간이 위성을 보유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국가가 직접 위성을 보유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민간으로부터 서비스를 구매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이미 상용화된 위성 서비스(관측, 통신 등)가 많기 때문에 국가가 이들의 적극적인 고객이 돼야 한다.”

一 애플이 위성을 이용한 비상 문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인 위성 서비스 확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성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인 용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모바일 네트워크가 없거나 미비한 경우 사막이나 도서, 산지 등 지상통신이 열악한 지역 등에서 활용될 것이다. 그 외 지역은 위성통신이 지상망에 비해 가격, 속도 측면에서 열위에 있으므로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될 것 같다. 한국은 지상망이 고도로 발달된 국가이기 때문에 음영지역이 거의 없다. 따라서 위성을 통한 모바일 백업에 대한 수요는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一 스타링크, 원웹,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은 경쟁 관계인가.

“‘프레너미(Frenemy·친구와 적의 합성어) 관계’라고 생각한다. 정지궤도, 중궤도, 저궤도 위성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결국 누가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KT SAT은 지난 50년간의 오랜 위성 사업 경험이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KT SAT은 현재 스타링크, 원웹, 텔레샛 등 다양한 사업자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一 위성이 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다면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위성 영상을 활용할 때 기존에는 영상을 찍고 확인하는 정도였다. 지금은 시계열 분석, AI 분석 등을 통해 영상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스페이스 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위성 영상과 AI,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팜유 공급망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개발도상국의 산림 파괴를 막고 지속 가능한 팜유 공급에 이용되고 있다.

KT 그룹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ABC(AI, Bigdata, Cloud)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그간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이미 해외에서는 스페이스 데이터(지구 관측 이미지 분석)를 통해 여러 산업에서 수준 높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KT그룹의 ABC 역량과 KT SAT의 위성 기술이 더해질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블랙스카이, 오비탈 인사이트 등 글로벌 유수의 전자광학(EO)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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