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한미일 정상 "확장억제 강화"…북한 ICBM 발사 공개

<출연 : 지성림 연합뉴스TV 북한전문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이번 주 귀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미국, 일본, 중국과 각각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같은 한미일 안보 협력에 반발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주엔 특별히 굵직굵직한 이슈가 많았는데,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양 정상이 회담에서 나눈 얘기 중에서 북한의 공세적 도발에 어떻게 대응하기로 했는지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프놈펜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도 열렸는데,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비롯해 3국 정상이 합의한 북한·안보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이어서 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도 잠깐 들여다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화요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북한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는데,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소개하겠습니다.

북한은 한미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지켜본 뒤 지난 목요일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강화를 비난하는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즉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쐈습니다.

이어 어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최대 성능으로 발사했는데, 오늘 북한 매체는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도 전해드리겠습니다.

ICBM 발사장에는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함께 열 살쯤 되어 보이는 딸도 함께 갔는데, 김정은 자녀의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입니다.

김정은의 '부성애 쇼'에 담긴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력 제공 공약을 재확인했는데, 이 내용부터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한미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5월 방한 이후 6개월 만에 열렸습니다.

약 50분간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전례 없이 대규모적이고 공세적인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자는데 공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 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핵 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다짐했는데, 먼저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성한 /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3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한미일 협력의 가장 중요한 분야는 대북 공조입니다. 미국은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공약하였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 3국 정상들은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나가겠다는 의향을 표명하였습니다. 이를 통해서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미일 정상은 회담을 개최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공동성명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이 올해 전례 없는 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특히 3국 정상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한 내용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약속하면서도 한미일 정상은 북한과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됐습니다.

공동성명은 3국 정상이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히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이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일본에선 납북자 문제를 '납치자' 문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일본 역대 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 공감하고,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즉 납북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방식이네요.

한일관계가 좀 더 긴밀해진 그런 느낌인데, 한일정상회담 분위기도 좋았다면서요?

[기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길게 45분 동안 회담을 했습니다.

회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태원 압사 참사' 유가족과 한국 국민에 대한 애도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2명의 일본인 희생자에 대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양 정상의 규탄이 나왔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한일 정상이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는데, 여기서 '현안'은 한일관계 복원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말합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한일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외교당국 간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상황에 근거해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에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정상이 이처럼 강제징용 문제 조기 해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하지만, 강제징용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한일 외교당국이 계속 대화를 이어왔지만 일본 측에서는 눈에 띄는 호응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측이 재원 조성에 참여한다면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이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인데요.

만일 일본 기업의 호응이 없다면 우리 피해자들이 일본 측의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한일정상회담 분위기는 좋았지만,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어떤 뚜렷한 진전이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네요.

그리고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도 빼놓을 수 없는 주변국인데, 한중정상회담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한중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19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열렸습니다.

올해 5월 취임한 윤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상회담은 25분간 양국 기자단의 풀 취재 없이 진행됐습니다.

회담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3년 만에 한중 정상이 다시 만났다는 점에서, 또 미중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중국이 고위급 대화를 재개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한 언급만 살펴보면,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는 사실을 강조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이웃 나라인 중국이 더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 이익을 가진다"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시 주석은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의 발언 그대로 해석한다면 중국은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을 변화시키는 소위 '건설적인 노력'을 하기보다는 북한의 선택과 의향을 더 존중한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실제로 시 주석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편을 들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소개했는데요.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직시하고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균형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앵커]

한미일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또 중국은 자신들 편을 좀 드는 것 같고, 그래서 북한이 한미일 비난 담화에 이어 다시 도발에 나선 것 같은데, 외무상 명의 담화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는 목요일에 나왔는데요.

지난 6월 외무성 제1부상에서 외무상으로 승진한 이후 첫 공식 담화입니다.

최선희는 담화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도발적이고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군사적 행보가 미국과 동맹국들에 더 엄중하고 현실적이며 불가피한 위협으로 다가설 것이라며 최선희는 "미국은 반드시 후회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최선희 담화는 한미일 정상이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합의한 것에 반발해 나온 것으로, 북한은 외무상 담화 직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며 자신들의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목요일 오전 10시 4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는데, 비행거리는 약 240㎞로 탐지됐습니다.

[앵커]

최선희 외무상 담화 당일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쏘고, 그다음 날인 어제는 ICBM을 발사했습니다.

합참이 밝힌 내용도 있지만, 오늘 북한이 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영상도 다 공개했죠?

[기자]

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지난 3월 말 기존에 성능이 검증된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는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있었던 '화성-17형' 발사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해왔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직 한미 당국은 성공했다, 실패했다 등의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북한 TV의 보도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면 더 와닿을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TV>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0.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9.2㎞를 4,135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습니다. 시험발사 결과를 통하여 우리 국가전략무력을 대표하게 될 신형 중요 전략무기 체계에 대한 신뢰성과 세계 최강의 전략무기로서의 위력한 전투적 성능이 뚜렷이 검증됐습니다."

북한은 이번 ICBM 발사가 한국과 일본에 확장억제력 제공을 약속한 미국에 보내는 경고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ICBM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의 발언에 미국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잘 녹아있습니다.

이 내용도 직접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미제국주의자들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와 전쟁 연습에 집념하면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적 허세를 부리면 부릴수록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공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시었습니다. 김정은 동지께서는 적들이 핵 타격 수단들을 뻔질나게 끌어들이며 계속 위협을 가해온다면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단호히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엄숙히 천명하시었습니다."

[앵커]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니 김정은 위원장의 ICBM 참관에 부인과 함께 어린 딸도 함께 갔던데요.

김 위원장 자녀의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이죠?

그런데, 김 위원장은 왜 딸까지 데리고 전략무기 발사 현장에 간 걸까요?

[기자]

은둔의 지도자였던 부친과 달리 김정은은 집권 첫해부터 부인 리설주와 팔짱을 끼고 공식 행사장에 등장하는 등 가족에 대해 개방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김정은은 이번엔 부인뿐 아니라 딸까지 데리고 가서 ICBM 발사를 참관했습니다.

김정은의 자녀가 북한 공식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 매체도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ICBM 발사 현장에 나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열 살쯤 되어 보이는 딸은 김정은과 리설주를 빼닮았습니다.

흰색 겨울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아빠와 팔짱을 끼고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괴물 ICBM'을 구경하는 장면을 보면 느낌이 참 묘해집니다.

특히 아빠의 손을 꼭 잡고 걷는 소녀의 '해맑은' 미소는 뒤로 보이는 무시무시한 대량살상무기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김정은의 딸은 둘째인 김주애로 추정됩니다.

김 위원장과 2009년 결혼한 리설주는 2010년과 2013년, 2017년에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세 자녀 중 둘째는 2013년 북한을 방문한 미국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김주애'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이 딸과 함께 ICBM 발사장에 등장한 것을 두고 핵미사일로 다음 세대, 즉 북한 미래 세대의 안전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딸과 손잡고 걷는 사진, 딸의 말에 미소를 짓는 모습 등 '부성애'를 부각함으로써 인자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을 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호기심 많은 김주애가 신형 ICBM을 구경하고 싶다고 아빠에게 졸라서 현장에 따라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어린 소녀가 대량살상무기에 그렇게 관심을 보였을 리는 없고, 김 위원장이 '미래 세대 안전을 위한 담보'를 과시했다는 분석이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이번에 신형 ICBM 발사에 성공했으니 그다음은 핵실험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 것 같은데, 다음 주도 또 긴장의 연속이 되겠네요.

지 기자,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수고하셨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네이버에서 연합뉴스TV를 구독하세요
연합뉴스TV 두번째 유튜브 채널 [연유티] 구독하기
균형있는 뉴스, 연합뉴스TV 앱 다운받기